노키아, 모바일 서비스업 변환 선언

노키아, 모바일 서비스업 변환 선언

권다희 기자
2009.08.24 14:37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가 애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노키아는 휴대폰 제조업체에서 모바일 서비스 공급자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폰, 블랙베리 등이 선점하고 있는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노키아의 사업방향 재설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출시 된 아이폰은 200~300달러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세계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아이폰 성공요인으로는 터치스크린 기술과 함께 앱스토어가 꼽힌다.

애플은 지난 해 7월 아이폰3G의 출시와 함께 앱스토어를 개장했다. 앱스토어는 사용자가 곧 개발자가 되는 개방형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스토어로 이용자들이 게임, 소셜 네트워크 등의 소프트웨어를 개방형으로 거래할 수 있다. 앱스토어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중개소가 되는 것이다.

애플의 앱스토어 전략은 적중했다. 개발자가 판매 수익의 70%를 가져가는 수익 배분 계약은 개발자들의 개발 유인을 자극해 어플리케이션 거래를 활성화 시켰다. 소비자들에게 무료라이트 버전을 공개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게 한 전략 또한 주효했다.

앱스토어에서는 현재 6만5000 종류의 어플리케이션이 거래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앱스토어를 통한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는 15억 회에 달한다.

앱스토어의 활성화는 아이폰에서 이용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을 증가시켰고, 이런 어플리케이션의 다양화가 아이폰의 매출 호조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키아는 애플과의 경쟁을 위해 음악, 지도 서비스 등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

니콜라스 사반데르 노키아 서비스 부서 공동대표는 “애플과 리서치인모션(RIM)은 기존 휴대폰 업체들에게 휴대폰 기기와 음악, 이메일 등의 서비스를 어떻게 결합시켜야하는지에 대해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서비스에서 2012년까지 3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키아는 자사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스토어 오비(Ovi)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오비 스토어는 이메일, 게임, 지도, 미디어, 음악 등 5가지 분야에서 4500 개의 어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오비스토어의 사용자는 5390만 명이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 한 기종에만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면 되는 데 비해 노키아는 75 종류의 휴대폰에 맞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하는 등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휴대폰 업체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며 세계 휴대폰 업체의 판도를 뒤바꾸고 있다.

리서치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지난 2분기 전세계 휴대폰 매출은 하락했으나 스마트폰은 총4100만 대가 팔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2분기 전세계 스마트 폰 시장에서 노키아는 45%의 시장 점유율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블랙베리의 RIM이 18.7%, 애플 이 13.3%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노키아가 이러한 시장점유율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저가 터치스크린 스마트 폰 '5800 익스프레스뮤직(XpressMusic)'의 판매 호조 덕이다. 고성능 스마트 폰 판매에서는 애플, RIM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다.

노키아가 아이폰, 블랙베리 등 고급 스마트폰과의 경쟁을 목표로 지난 6월 야심차게 출시한 'N97'은 성능과 판매 양 측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N97은 6월 한 달 간 50만대가 팔렸다. 반면 6월 19일 런칭한 애플의 '아이폰 3GS'는 판매 시작 3일 동안에만 100만 대 이상 팔렸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스마트폰 평가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이 91점(100점 만점)을 획득한 데 비해 N97은 63점을 얻었다. 터치스크린 기술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키아의 추락과 애플의 부상은 세계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의 영업이익 비율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올해 2분기 애플이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의 영업이익에서 차지한 비율은 23%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라는 수치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반면 노키아의 영업이익은 전년 2분기 59%에서 올해 28%로 급감했다. 노키아의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 더욱 하락해 12.2%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매출이 타격을 입은 탓도 있으나 스마트폰에서의 열세가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스마트폰에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노키아의 영업이익 비율이 20% 이상으로 다시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캐로리나 밀라네시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고성능 스마트폰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노키아에게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다"며 "모바일 업계의 ‘델’이 되지 않으려면 혁신에 성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노키아는 이번 주 안으로 리눅스 운영체제의 새로운 휴대폰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19일 칼라스부오는 노키아가 넷북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