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돔, 200억 출자전환으로 급한 불은 껐는데…

알파돔, 200억 출자전환으로 급한 불은 껐는데…

송복규 기자
2010.09.05 12:02

[머니위크]랜드마크 신기루/ 판교 알파돔시티

지난 8월16일 오후 3시 경기 분당 '알파돔시티자산관리'의 한 회의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롯데건설, 산업은행 등 알파돔시티 개발사업 16개 출자사 관계자들이 이사회 참석을 위해 하나 둘씩 모여 들었다. 이날 회동은 금융권 자금조달이 막혀 토지 매입비 중도금을 미납하는 등 사업이 차질을 빚자 머리를 맞대고 정상화 방안을 찾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자리였다.

알파돔시티의 16개 출자사들은 이사회에서 1967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결의했다. 또 각자 지분만큼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9340억원의 신규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알파돔시티는 이렇게 일단 사업 좌초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알파돔시티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지 여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알파돔시티 어떤 사업인가

알파돔시티는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들어서는 주거·업무·상업 기능 등을 갖춘 복합단지다. 총 사업비가 5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개발사업이기도 하다. 세간에는 경기 성남시가 지난 7월 판교신도시 특별회계 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배경이 되는 프로젝트로 잘 알려져 있다.

알파돔시티의 사업면적은 13만7500㎡, 총 연면적은 121만6000㎡에 달한다. 이곳에는 백화점과 할인점, 쇼핑몰, 호텔,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민·관 합동 공모형 PF 사업 중 하나로 시행은 16개 기업 컨소시엄이 설립한 '알파돔시티자산관리'가 맡는다.

재무적 투자자로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사업지분율 25%, 1229억원)와 산업은행(4%, 197억원) 외환은행(3%, 147억원) 등이 참여한다. 전략적 투자자는 풍성주택(5%, 246억원), 신영(3.5%, 172억원), 단호재단(3%, 147억원), 온미디어(2%, 98억원), 건설투자자는 롯데건설(11.5%, 565억원), GS건설·SK건설·두산건설·대림산업(16%, 788억원), 서희건설·모아종건·한라산업개발·도모스프라임(8%, 392억원) 등이다. LH는 발주처로 19%(934억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알파돔시티는 지난해 11월 착공해 오는 2012년 10월 준공해야 하지만 금융권으로부터 PF를 받는데 계속 실패하면서 전반적인 사업 일정이 1년여 이상 지연되고 있다.

◆모두가 탐냈던 개발사업 좌초위기 왜

알파돔시티는 지난 7월 총 2조5580억원의 토지대금 중 5차 중도금 2000억원을 LH에 내야 했지만 미납했다. LH의 토지중도금반환채권을 담보로 조달한 1~4차 중도금 4300억원도 갚지 못했다.

부지 매입 등 사업 초기에는 부동산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개발계획을 짰지만 시장 상황이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판교신도시 청약 인기와 함께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알파돔시티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마찬가지로 2008년 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또 LH에 지급한 토지 중도금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다보니 한계가 드러났다. LH가 토지 중도금 신용보강을 통한 자금조달 방식에 제동을 걸자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주지 않은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알파돔시티는 총 9000억원의 차입금 가운데 620억원만 출자사 출자확약으로 조달했고 나머지 일반대출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은 LH의 중도금 반환채권으로 신용보강을 했다.

LH는 착공 시점 이전까지는 신용보강 설정에 문제가 없지만 착공 이후까지 설정 기간을 늘릴 경우 분양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분양이 이뤄진 뒤 시행사가 돈을 갚지 못하면 토지 매각 금액이 채권자들에게 돌아가고 계약자들은 토지 소유권 이전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급한불은 껐지만…걸림돌 곳곳 산적

알파돔시티 출자사들이 유상증자 방식으로 2000억원대 출자전환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하면서 사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출자전환을 통해 조달된 자금 2000억원 중 1000억원은 토지대금으로 나머지 1000억원은 사업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투자자별 이해관계가 상충돼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이사회에서 추가로 조달하기로 약속한 9400억원 중 토지중도금반환 채권을 담보로 한 2400억원을 조달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나머지 7000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조달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출자사들이 지분별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에만 동의했을 뿐 신용보강 방안은 추후 이사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특히 출자사 중 건설사들은 자신들의 보유 지분에 해당되는 만큼만 지급 보증을 서고, 나머지 주주들도 지분에 따라 똑같이 지급보증을 서야한다는 주장이지만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알파돔시티 출자사들은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을 통해 필요한 사업자금을 조달할 계획인데 경기 침체로 분양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도 문제다. 우선 판교, 분당 등의 집값이 약세인 만큼 비싼 분양가를 고수할 수가 없다. 현재 판교신도시 인근의 분당신도시 정자동 일대 주상복합아파트 시세는 3.3㎡당 2100만∼2400만원선. 알파돔시티 주상복합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만큼 3.3㎡당 2000만원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토지 감정가(3.3㎡당 3300만원)의 2배가 넘는 값(3.3㎡당 7000만원)을 주고 산 땅에 짓는 주상복합을 이 같은 값에 분양할 경우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다. 이에 따라 알파돔시티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맞추려면 주거용보다 상대적으로 분양면적이 넓은 상업용 시설의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판교 내 근린상가 중 일부 상가 1층 점포의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을 넘는 곳도 있다"며 "알파돔 주상복합 상가의 경우 1층 상가 분양가가 최소 7000만∼8000만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양가가 너무 비싸면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3.3㎡당 7000만원이 넘는 분양가의 수익을 맞출 수 있는 업종도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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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국내외 벤처투자 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간, 한 뼘 더 깊은 소식으로 독자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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