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카드수수료·최저임금 인상 공약..이미 발의한 법안은 폐기 위기
정치권이 4·11 총선을 앞두고 파격적인 복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새누리당이 정강·정책 '좌클릭'과 더불어 민생 정책을 쏟아내자 민주통합당도 '보편적 복지' 기조를 바탕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가 내놓은 정책 중 상당수가 이미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처리를 미루고 있는 '민생법안'들과 비슷한 내용들이다. 쏟아내는 공약들이 총선을 겨냥한 '뒷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의원들이 2월 임시국회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결국 처리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의 성과급을 정규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 분야 총선공약개발을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은 지난달 30일 "대기업 비정규직 근로자의 성과급을 정규직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 아래 우선 성과급부터 현실화하면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의 8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방침은 무소속 김성식 의원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과 닮아 있다. 이 법안은 원사업주가 사내하도급 근로자에게 동종·유사업무를 하는 정규직과 동등한 수준의 임금과 복리후생·상여금 등을 지급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현재 환경노동위에 계류 중이어서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 일부 역시 이미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과 비슷한 내용이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19일 모든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1.5%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카드회사의 수수료 차별을 금지하고 영세 자영업자 우대의무를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고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반면 무소속 정태근 의원은 이미 지난해 10월 중소 가맹점이 신용카드사로부터 부당한 수수료 차별을 받을 경우 정부가 지원 대책을 펼치고 중소가맹점에 거래조건 협상권을 부여하며, 특정 카드사가 발행하는 신용카드는 일정기간 결제를 거부하는 내용의 같은 법 개정안을 발의했었다.
최저임금 인상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햇수로 3년째 환경노동위에 계류돼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법안 처리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공약만 내세우고 있다. 민주통합당 보편적 복지특위는 2일 복지정책 대안을 발표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세부 추진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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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2010년 6월 박주선 의원이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법안은 "최저임금 상승률을 소비자물가인상률보다 낮게 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사회양극화 방지를 위해 정부가 최저임금이 평균임금의 50%에 달하도록 노력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의 복지공약과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지만 18대 마지막 국회인 2월 임시국회에서 사장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태근 의원은 "국회가 총선 정국으로 전환되면서 의원들이 대거 선거현장에 머물며 임시국회가 공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뜬 구름 잡는 총선공약만 내놓을 때가 아니라 여·야가 18대 국회 마지막까지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