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일평균 거래대금, 6월 50조원서 10월 20조원으로 뚝
거래대금 12조원까지 급감한 날도 있어… 거래량은 올 들어 처음으로 2만주 하회
상반기 고점 매수에 물린 데다 AI 열기 식으면서 개미 투자심리 쪼그라든 탓

코스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국내 증시 활력이 식고 있다. 고점에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주가 급락으로 묶인 데다 AI(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12조108억원으로 연중 가장 낮았다. 연초 이후 줄곧 20조원을 상회했으나 지난 8월 중순 처음으로 밑돌았다. 거래량은 1억9046만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2억주를 하회한 것은 올해 처음이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7월 이후 내리막을 탔다. 7월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규제안이 시행된 시기다. 초단기 매매로 거래량·거래대금을 증폭시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턱이 높아지며 거래가 줄어들었다. 실제로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 최고치를 찍었던 6월 이후 이달(10월1일~26일)까지 감소세다. 차례로 △6월 50조3471억원 △7월 36조8754억원 △8월 25조8460억원 △9월 21조3606억원 △10월 20조800억원을 기록했다.
일평균 주식결제대금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일평균 주식결제대금은 약 8조8000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12.4%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온 상승 흐름이 멈췄다. 특히 장내 주식거래가 두드러진다. 3분기 장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77조28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34.1% 줄었다. 같은 기간 장내 주식시장 일평균 결제대금도 4조970억원으로 6.6% 감소했다.
거래대금 급감 원인으로는 수급 꼬임이 꼽힌다. 고점에서 자금에 묶인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으로 팔지도, 사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한 달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42조원을 순매수했다. 당시 코스피 범위는 7400선~9100선으로 움직였고 이는 이날 종가(5649.47) 대비 최저 약 1.3배에서 최고 1.6배 수준이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심리도 거래 위축을 부추겼다. 이달 네오 클라우드 기업인 코어위브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불거졌고, 메타의 3분기 실적에서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전환되자 대규모 AI 설비투자에 맞는 자금 조달이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상무는 "상반기 거래가 활발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고, 이를 팔거나 새로 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익성 우려에 AI 열기가 식은 것도 거래대금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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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에도 부담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3분기 5개 증권사(키움·삼성·NH투자·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9% 감소한 1조1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 분기 대비 76.6% 급감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인 1조5000억원을 밑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상승에 따른 트레이딩 손익 둔화가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4분기에도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현 수준에 머물 경우 추가적인 감익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 실적 둔화에도 배당 매력이 주가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래대금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를 통해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앞두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고물가·고금리 우려도 여전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중 국내외 빅테크 실적과 다양한 이벤트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짙어 당분간 관망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