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미워도'···모르고 받은 가족재산 몰수 논란

'유병언 미워도'···모르고 받은 가족재산 몰수 논란

이상배 기자
2014.05.2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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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3)] "제3자의 재판 받을 권리, '거래안전' 침해 우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달 중 발의할 예정인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른바 '유병언법'의 핵심은 가족 등 제3자가 범죄와 관련된 것일 줄 모르고 넘겨받은 재산에 대해서도 몰수 또는 추징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법리적 쟁점은 크게 2가지다. 첫째 범죄자 본인의 죄에 대한 사법적 집행을 별도의 재판을 거치지 않은 가족 등 제3자에까지 적용할 수 있냐는 것이다.

둘째 가족 등 제3자가 범죄 정황에 대해 전혀 모른 채 받은 재산까지 몰수 또는 추징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첫번째 쟁점과 관련, 범죄자가 제3자에게 넘긴 재산을 '몰수'하는 것은 현행 법으로도 가능하다. 물론 제3자가 범죄 정황을 알았다는 전제에서다.

문제는 '추징'이다. 현행 법에서는 제3자가 범죄 정황을 알았더라도 추징은 할 수 없다. 몰수는 범죄로 얻은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이고, 추징은 이미 그 재산을 써버렸을 때 그 상당액을 징수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3자가 범죄 정황을 알았을 경우 추징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은 정부가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른바 '김우중법'에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조항에 대해 지난 2월1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제3자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임중호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당시 "추징이 결정되고 난 다음에 제3자의 재산에 대해 추징 집행을 하는데, 어떤 재판받을 권리가 지금 법(안)에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며 "검사의 추징도 하나의 처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처분에 관한 어떤 재판받을 권리에 관한 규정도 함께 검토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수석전문위원은 또 '김우중법'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추징은 본질적으로 범인을 상대로 하는 것이고, 그 집행대상인 재산이 증여 등을 가장해 제3자에게 양도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면 사해행위 취소소송 등으로 법원으로부터 확정판결을 받아 범인을 상대로 집행하는 것이 몰수와 추징의 일반법리에 부합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병언법'을 준비 중인 김 의원실 관계자는 "제3자에게 넘어간 불법재산도 추징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이미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그 입법례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개정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이른바 '전두환법'은 "추징은 범인 외의 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대해 그 범인 외의 자를 상대로 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두번째 쟁점인 범죄 정황을 모르고 넘겨받은 제3자의 재산까지 몰수·추징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래안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민영 변호사는 "표면적으로 위헌 판결을 받을 조항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법과 상법의 근간이 거래 상대방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거래안전'인데, 범죄 정황을 모르고 거래한 제3자의 재산까지 몰수·추징 대상으로 삼을 경우 '거래안전'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인 최진녕 변호사는 이에 대해 "입법 취지는 좋지만, 국민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등 남용될 우려가 있다"며 "해당되는 제3자의 범위를 제한하는 등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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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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