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부동산3법' 합의통과 6개월…'전월세 대책'은?

지난해말 '부동산 3법' 통과 당시 여야가 추진키로 했던 주택임대차 보호법 개정안 등 전월세 대책이 실종됐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부동산경기 활성화에 방점을 둔 정부여당의 부동산 3법을 통과시키는 대신,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서민 주거난 해소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안(임대차보호법)과 주거기본법을 처리키로 한 바 있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는 다음달말로 활동이 종료된다. 그러나 부동산 3법 합의이행 조건으로 야당이 내걸었던 월차임전환율 인하(현행 기준금리의 4배→시중금리+2~4%p)와 주거분쟁조정위원회 설치가 포함된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토위 관계자는 "서민주거 특위에서 부동산3법 합의 후속 이행 사항이 논의되고 있지 않다"며 "이대로 가다간 여야가 이미 합의한 내용도 처리 못하고 특위가 종료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3법은 부동산 시장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분양가상한제 일부 폐지 (주택법 개정안)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재건축 조합원 1인1가구제 폐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등을 담았다.
여야는 지난해말 국회에서 부동산 3법을 통과시키는 대신 1월부터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안을 담은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 등을 논의 후 처리키로 했다. 합의사항을 담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지난 1월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해 계류된 상태다.
현재까지 그나마 통과 가능성이 높은 법안은 주거기본법이다.
주거기본법은 서민주거특위 합의를 거쳐 국토교통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6일 본회의를 통과를 앞두고 있었으나 본회의가 공무원연금 협상 실패로 무산돼 이번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나머지 법안은 서민주거특위에서 언제 논의될 지 아직 일정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국회 관계자는 "부동산3법 후속 이행은 2월국회 처리가 목표였는데, 지금 상황으로선 합의사항도 무산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특위 연장 결정도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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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부동산3법 통과당시 합의사항에 대해 정부도 반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언제 논의를 해도 상관없다"며 "법안 논의를 미루고 있는 것은 국회 쪽"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물론 야당도 부동산3법 통과 당시 합의 이행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높지 않아 보인다는게 정치권의 평가다. 야당은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해 임대차보호법에 포함되지도 않은 계약갱신권에 집착하고 있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3월 내놓은 당차원의 전월세대책 방안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주거기본법 통과 등 수년 동안 주장해 온 내용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서민특위에서는 합의사항보다 계약갱신청구권 통과를 위한 밑그림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서민특위에서 열린 회의 중 논의된 법안은 주거기본법 뿐이다. 나머지 회의는 임대차 선진사례 공청회,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가 전부다.
국토위 관계자는 "서민특위에서 계약갱신청구권 등 야당 주장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서민특위가 입법권도 가지고 있지 않고, 기간이 6개월밖에 되지 않는데 이는 무리하게 목표를 잡은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당은 부동산3법 통과 이후 '개점휴업' 상태다. 부동산 3법 통과 및 담보대출 조건 완화 등으로 부동산 매매 시장이 점차 회복세롤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할일을 했다'는 생각에서다.
전월세대란이 대두된 12월 이후부터 여당이 내놓은 임대차보호 관련 법은 0건이다.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은 "지금 가능한 전월세대책은 없다"며 "결국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득증가, 경기회복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런 경제성장 없이 부동산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도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주택공급을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민간기업 참여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답이지,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토위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전월세 신고제 등 임대차 보호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국회도 단계적으로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 제·개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월세법' 통과되면 세입자 걱정 덜 수 있나

지난해 12월 부동산3법 통과 당시 여야는 주거기본법 제정, 임대차보호법 개정에 합의한바 있다.
28일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주거기본법은 '쾌적한 환경에서 주거할 권리'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또한 국토교통부 주택정책의 무게중심을 주택공급과 건설산업 활성화에서 '주거환경'으로 옮기는 내용도 포함됐다. 차상위계층에게 주거급여를 확대하고, 주거복지센터 설립 근거도 들어갔다.
주거기본법을 발의한 이미경 서민주거특위원장은 "주거기본법은 이 전의 국토부의 정책 방향을 획기적으로 바꿨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기본법을 통해서 국토부의 정책을 주거환경 개선 쪽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주거기본법이 '정책 방향'에 치중한 법이라면 월차임전환율 인하와 주거분쟁조정위원회 설치가 포함된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세입자에게 보다 와닿는 '실무적'인 법이다.
월차임전환율은 전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가 월세로 전환할 경우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했을 때의 비율을 말한다. 현행은 전세보증금에 대한 기준금리의 4배와 전세보증금의 10% 중 낮은 값을 상한선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준금리가 낮아져 10% 대신 기준금리의 4배를 기준으로 더 많이 적용한다.
개정안은 이 전환율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금리가 낮아져 전세보증금을 받아 얻는 이자수익과 월세 수익의 차이가 점차 커진만큼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논의되는 것은 월세를 전세보증금의 약 4~6% 정도로 낮추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행보다 2%p정도 낮아진다.
1억원짜리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경우 현행 규정에서는 대략 월세 80만원 정도가 상한선이 되지만 새로운 개정안에 따르면 월세가 60만원이 기준이 된다.
주거분쟁조정위원회는 임대·차인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를 말한다. 특히 임차인이 급작스러운 세 인상을 요구 받았거나 부당한 이유로 전월세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분쟁조정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다.
일각에선 이 법안들이 '선언적 의미'가 강할 뿐 실효성 없는 법안이라고 주장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전월세전환율은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기준이 될 뿐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전환율이 낮아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분쟁조정위원회에는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임차인이 실제로 보호를 받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며 "위원회가 활성화 될 수 있을 지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어느정도 세입자 보호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여야가 동의한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토대로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차츰차츰 늘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위 관계자는 "분쟁조정위원회가 보다 더 효력을 갖기 위해선 전문가 영입과 지자체의 역할 강화가 필수적이다"며 "현 개정안은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임대료 적정가격 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임대료 가격 정보 취합 근거, 분쟁조정위원회의 권한 확대가 보장된다면 어느정도 임차인 보호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월세, '가격신고제'로 잡을 수 있을까

세입자 보호를 위한 대책이 서민주거특위 내에서 정체되는 동안 국회 안팎에서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들이 별도로 등장하고 있다. 전세기간을 늘리는 계약갱신권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세입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세입자가 자신의 전월세 가격을 전입신고시 기입하도록 하는 전월세신고제를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전월세 시장 가격 조사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전월세 신고제를 통해 전월세 가격 통계자료를 확보, 정확한 임대시장 정보를 확보겠다는 방침이다. 가격정보가 확보되면 임대시장 가격을 보다 투명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2006년부터 매매계약에 한해 '부동산거래 신고제'가 적용되자 부동산 가격 동향을 파악하기 쉬워졌고 이면계약이 사라지는 등의 효과를 얻었다.
현재는 일부 지역에 한해 6개월간 시범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서울시는 이후 이를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 서민주거특별위원회 서울시 업무보고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 시행 후 결과를 보고 도입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에선 "전월세 신고제가 사실상 임대사업자 등록제와 같은 효과인데, 정부도 이를 시행하려다 결국 부동산시장만 냉각시켰던 선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주택시장 정상화 및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특별법'도 같은 맥락이다. 전월세 가격고시와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로 정부가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규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별법에는 임대차 등록제를 통해 전월세 가격 통계를 확보해 이를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 적정 임대료의 근거 자료로 활용토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임대료가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될 경우 월세가 기준금리의 2배를 초과해선 안된다.
또한 주택임대차관리위원회를 두어 개별주택에 대한 적정 임대료 산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초과임대료 분에 대해 반환을 청구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대차등록 의무를 위반한 것이 적발되면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도 명시됐다.
이는 기존에 부동산 3법 합의 이행 사항인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임대차 갈등을 조정하는 것 보다 수위가 더 높은 것이다.
한 국토위 야당 관계자는 "계약갱신청구권과 같이 전월세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통과가 어려운 만큼 세입자를 보호하고 임대료 상승을 막아 줄 수 있는 차선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와 국회의 새로운 제도 도입을 위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전월세 신고제는 임대사업자 등록제를 우회적으로 실시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결국 사업자의 세금 문제와 직결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임대시장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국토부가 가격을 고시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통제하는 것 또한 부동산 시장에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선진국은 세입자 보호 어떻게 하나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선진국들의 세입자 보호를 위한 임대차계약 제도는 대부분 △계약갱신제도 인정 △세입자와 집주인 간의 임대료 조정 △ 임대계약 관련 조정위원회 설치 △임대료 상한제 운영 등을 골자로 한다.
선진국에서는 처음 임대기간 계약이 끝나더라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이 연장된다. 독일의 경우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집 주인이 스스로 주거로 사용하는 등의 사유가 있을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영국, 미국도 영구 임대계약까지 보장되진 않지만 세입자의 계약갱신을 보장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일본은 집주인이 계약 연장을 거절할 때 정당성 여부를 심사한다. 일본의 경우 계약을 해지할 시 집주인이 세입자의 퇴거료를 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계약이 끝난 후 재계약을 할 때 세입자도 임대료 가격 조정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단 임대료의 상승폭은 정부가 마련한 기준을 넘겨선 안된다.
프랑스와 독일, 뉴욕은 '임대차 안정화 제도'를 택한다. 세입자는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할 수 있으며 임대료는 집주인과 상의해 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임대료를 정하지 못할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고시하는 표준임대료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정한다.
영국도 비슷한 체계다. 그러나 세입자와 집주인이 임대료를 정할 때 행정부가 마련한 공정임대료를 기준으로 정한다.
이렇게 임대료를 조정하다 실패한 경우 세입자와 집주인간의 갈등을 제 3자가 나서서 해결한다. 대부분 지자체가 설립한 임대분쟁조정위원회가 그 역할을 한다. 프랑스의 경우 각 도에 설치된 조정위원회의 조정을 거쳐 임대료가 결정되도록 하고, 당사자가 이의가 있을 경우 법정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과 미국은 지자체가 임명한 임대료 사정관이 임대료 조정에 개입할 수 있다. 사정관이 조정을 할 수 없는 경우 분쟁조정절차를 거치게 된다.
일본은 별도의 조정위원회는 없지만 '차임증감 청구권'을 원칙으로 한다. 세입자나 집주인이 임대료를 감액하거나 늘릴 수 있는 청구권이 있는데, 이에 대합 합의가 어려울 경우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국회 국토위 관계자는 "정부 여당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다른 나라들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라며 "외국사례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통해 국내에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임대차보호제도는 그 나라의 주택 시장 특성과 사회적 분위기가 결합돼 나타는 것"이라며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