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팟캐스트부터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서 주목…"개별 국가나 현대문화에도 초점 맞춰야"

#올해 초 방영된 tvN '꽃보다 청춘'의 목적지는 아프리카의 나미비아와 짐바브웨. 광활한 사막, 문명에 아직 때 묻지 않은 자연, 낯선 풍광이 주는 새로움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지난 4월 서울 청계광장에선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이 개최됐다. 국제개발협력 NGO 월드투게더, 아프리카인사이트, 한국외대아프리카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이번 축제에선 각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회화 작품을 감상하거나 레게머리, 젬베연주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단 하루 동안 2000~3000명의 관광객이 축제를 찾았다.
지구, 마지막 남은 미지의 대륙이어서일까. 광활한 자연과 낯선 풍경이 주는 신비로움 때문일까. 지난해 1월 아프리카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고 국가 간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가 설립된 데 이어 문화계에서도 아프리카를 조명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빈곤과 기아의 대륙으로 치부돼 동정과 연민, 혹은 구호의 대상으로 보던 이전과 달리 동등한 주체로서 아프리카의 문화 그 자체를 알아가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는 것. 지난해 겨울부터 아프리카를 조망하는 책이 앞다퉈 출간되는가 하면 아프리카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공연은 성황리에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의 정치, 경제, 사회, 일상생활 등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는 팟캐스트도 등장했다.

◇ 문학, 르포, 사회과학서부터 팟캐스트, 공연까지…"아프리카, 제대로 알자" 움직임
은행나무 출판사는 최근 현대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의 장편소설 '울지마, 아이야'를 출간했다. 1950년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고 있던 케냐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작가의 자전적인 삶이 투영된 작품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식민 지배의 부조리함과 원주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탈식민주의 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열었다"는 평을 받으며 작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문학이 아닌 아프리카의 다양한 단면을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책도 잇따라 나왔다. 지난 4월 미래의창이 펴낸 '넥스트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각 나라의 기업과 산업, 사회와 문화, 공공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아프리카, 중국의 대륙'(지식의날개)은 뉴욕타임스 특파원 출신인 하워드 프렌치가 아프리카로 이주한 중국인들의 삶을 밀착 취재한 기록이다. 역시 지난해 하반기 출간된 '내가 만난 아프리카'(시대의창)는 에티오피아에서 마다가스카르까지 아프리카 14개국의 여행기로 아프리카의 역사와 현대 아프리카인의 삶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팟캐스트도 등장했다. 지난 4월 처음 시작된 팟캐스트 '올 어바웃 아프리카'다. 국내 유일 '아프리카 전문 교양프로그램'을 표방한다. 토고에서 유학한 이형은 르프로제 대표를 주축으로 서아프리카에서 우물 관련 사업을 했던 라이언 킴, 콩고 왕족 출신으로 한국에 망명한 욤비 토나 광주대 교수, 그리고 시인 겸 전업 여행작가인 이호준씨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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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는 이름 그대로 아프리카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룬다. 영화나 미디어 속 아프리카의 모습과 현실, 물가와 문화, 선거와 역사까지 다방면을 털어놓는다. 무엇보다 직접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 아프리카 여행 팁부터 정부의 '코리아에이드'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까지 다양한 범위를 아우른다.
아프리카의 생생한 음악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은 2014~2015년 전 석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무대가 마련됐다. 타악리듬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공연 '드럼스트럭'(DrumStruck)은 다음 달 1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무대에 오른다. 이 공연은 아프리카 특유의 신나는 비트와 폭발적인 에너지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관객들이 각 좌석에 놓인 아프리카 전통 드럼을 직접 연주하며 무대와 하나가 돼 함께 공연을 구성해나간다.

◇ "식민지 경험있는 한국과 비슷한 정서…국가별 문화 알리려는 노력 필요"
"낯설고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아프리카에 주목하는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다. 관계자들은 한국의 정서와 유사성을 꼽는다. 은행나무 출판사 관계자는 "한 때 포스트모더니즘 붐이 일면서 탈식민지 문학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문학이 소개된 적이 있지만 아무래도 (지리적, 심리적으로) 멀다 보니까 다른 국가의 문학보다는 호응이 적은 편"이라면서도 "식민지 경험이 있다 보니 한국인들과 정서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팟캐스트 '올 어바웃 아프리카'를 진행하는 이형은 대표 역시 "외세 침입을 겪어서인지 아프리카 사람들은 '단결'과 '우리'라는 말을 강조한다. 또 윗사람을 공경하거나 가족을 중시하고 정이 많은 점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한국에서 소개되는 아프리카 문화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을 개최한 NGO단체 '아프리카인사이트'의 허성용 대표는 "최근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은 맞지만 문화교류 측면에서는 아직도 관심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전히 빈곤과 기아 등 고정관념이 강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시아 문화'라고 하면 그 범위가 방대하듯이 '아프리카 문화'라고만 소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나이지리아나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영화나 패션 등 개별 국가의 문화가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통문화 소개에만 국한되면 오히려 편견을 강화하고 식상해질 수 있다"며 "현대적인 흐름을 소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