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올 어바웃 아프리카' 진행하는 이형은 르프로제 대표…"아프리카도 54개의 다양한 문화 지니고 있어"

“‘부시맨’도 얼굴이 다 달라요. 아프리카를 마치 하나의 나라로 생각하시는데 그 안에 54개의 각기 다른 국가가 있고 다양한 종족이 있다는 것 정도만이라도 (팟캐스트를 통해) 알았으면 좋겠어요.”
여리지만 어딘지 모르게 단단해 보이는 모습, 아프리카 이야기를 할 때면 눈빛을 반짝이며 조근조근 경험담과 정보를 털어놓는 사람. ‘안젤라’라는 이름으로 팟캐스트 ‘올 어바웃 아프리카’(All About Africa·AAA)를 진행하는 이형은 ‘르프로제’ 대표다.
그는 올해 2월 초 르프로제를 설립했다.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해주는 컨설팅 회사다. 외식할 때 밥 한 숟가락씩 덜어내 적립금으로 치환한 뒤 해당 적립금으로 한국과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사회공헌사업 ‘세이브메뉴’도 진행 중이다.
그는 어쩌다 아프리카에 ‘푹’ 빠지게 됐을까. “처음부터 ‘아프리카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었어요. 프랑스에서 아프리카에 진출한 지인들을 많이 만났는데 우연히 대학원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우연이 인연으로 변했다. 이 대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토고에 머물며 국제행정대학원(ENA)에서 국제관계학과 외교학을 공부했다. 공부가 끝날 때쯤엔 우리나라에도 아프리카를 제대로 알고 이를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카 오토바이의 80%는 중국산이에요. 지인 중 한 분이 탄자니아에서 봉사하면서 현지 사람들도 자체 공장을 설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대요. 기술이전이 필요하고 허락도 받았는데 실행에 옮기려니 어려운 부분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결심했죠.”
한국에 와보니 아프리카 관련 정책을 연구하고 국가 간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외교부 산하 ‘아프리카 미래전략센터’가 설립 중이었다. 방향을 틀어 회사를 설립했다.

한국에서 아프리카는 여전히 높은 벽이다. 편견의 벽이 단단하다. 아프리카에 대해 널리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했다. 르프로제는 산하에 ‘미디어랩’을 설립하고 인터뷰, 팟캐스트, 칼럼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생생한 정보를 제공한다. 일명 ‘올 어바웃 아프리카’ 프로젝트다. 이 대표는 같은 제목의 팟캐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주한 세네갈, 케냐, 잠비아 대사와의 대담을 진행하며 ‘날 것’ 그대로의 아프리카 이야기를 전한다.
“처음에는 뉴스레터 형식의 잡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글로 풀자니 어렵더라고요. 팟캐스트라면 조금 더 쉽고 전파력도 있을 거라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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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핥기’라도 아프리카의 역사, 주술, 문화,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이 목표. ‘콩고 난민’으로 알려진 욤비 토나 광주대학교 교수와 직접 아프리카에 거주하며 우물 사업을 진행한 라이언 킴, 그리고 시인 겸 여행작가 이호준씨와 함께 한다.
큰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 “‘우간다’라는 나라가 아프리카 대륙 어디에 있고 어떤 나라라는 정도만 알아도 좋을 것 같아요.”

이 대표의 관심은 사회공헌사업을 확대해 아프리카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미디어나 각종 시민단체(NGO)에서 ‘불쌍하다’는 시선을 보내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처음에는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을 바꿨다”며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가난해서 불쌍한 것이 아니라 처참한 환경에서도 자기 나름의 행복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그 환경과 구조를 바꿔줘야 한다는 거다.
사람들의 편견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거리를 좁히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이를 위해 각 대사관에서 아프리카의 구전설화나 우화 등을 추천받아 책으로 출간하는 것도 고민 중이다.
국내에는 아프리카 관련 일을 하는 단체가 여럿이다. 관련 단체들이 한 데 모일 수 있는 콘트롤타워가 있었으면 하는 것도 그의 바람이다.
“아프리카와 관련해 활동하는 단체들이 많은데 너무 따로따로 놀고 정보 공유가 잘 안 돼요. 사업 실패에 대한 경험도 공유가 안 되니 일이 확장되지 않는 거죠.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에서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바람은 아프리카와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것. “학문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배울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나 사람을 배우기 위해선 현지 유학이 필요하죠.” 그는 “아프리카 사람과 한국인들이 같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더 많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