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에서 장사 하려면 얼마나 들까?

이해진 기자
2015.04.25 06:27

[따끈따끈 새책]홍대 앞에서 장사 합니다…나다운 가게로 성공한 골목시장 9인의 비결

'홍대 앞 나만의 낭만적인 가게'를 꿈꾸는 이들이 많지만 홍대 앞 장사는 만만치 않다.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 둘 모여들며 상권을 형성하기 시작했던 홍대엔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섰고 임대료가 하늘 높이 치솟았다. 작은 가게들은 사라지거나 홍대 근처 합정동, 상수동, 연남동으로 밀려났다. 홍대는 '문화와 낭만이 있는 예술지구'에서 '자영업자들의 무덤'이 된 지 오래다.

홍대에서 술집 '무명집'을 운영 중인 양진석 사장은 그럼에도 '홍대 앞에서 장사를 하겠다'는 후배 창업자들을 위해 '홍대 앞에서 장사 합니다'를 펴냈다. 이른바 '대박집'은 아니지만 자기만의 스타일로 알차게 가게를 꾸려가는 식당·술집·카페 사장님 8명을 직접 인터뷰 했고 자기 이야기를 더했다. 저자는 '하나 마나 한' 뻔한 소리를 늘어놓는 창업 컨설팅 대신 장사의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사장님들 경험담에 귀 기울일 것을 조언했다.

책에는 목 좋은 입지, 연중무휴 같은 대박 공식에서 벗어난 가게들이 소개됐다. 호프집 많은 곳에 또 호프집 차리기 눈치 보여 내건 '곱창전골' 간판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LP 바 '곱창전골'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일부러 피한다. 한산한 골목, 지하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이곳 사장은 흔히 들을 순 없지만 좋은 가요를 크게 트는 바를 콘셉트로 10년 동안 홍대 앞을 지켜왔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달고나'의 두 사장은 한 때 일주일에 5일 만 가게 문을 열었다. 연중무휴 매일같이 문을 열다 '장사를 하며 나는 행복한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한 술 더 떠 이들은 1년에 열 한 달 일하고 한 달은 여행이나 공부를 하고 싶어 한다. 지금은 직원들이 주 5일 교대 근무하되 가게 문은 매일 열고 있다. 매주 이틀 씩 쉬지만 모자람이 없도록 인력 숙련도와 작업 환경 향상을 밤낮없이 고민한다. 또 주말, 하루에 두 번씩 장을 보며 신선한 재료를 구하고 이탈리아 현지에서 익힌 요리법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한다. 달고나는 '서울 한복판에서 가장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정직한 서양요리'를 만든다고 자부한다.

'옆 가게 사장님의 좌충우돌 실수담이 가장 현실적인 창업 조언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책에는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똑 부러지는 창업 가이드는 없다. 대신 창업서에서는 얻을 수 없는 땀과 눈물 배인 노력과 역발상적 장사 노하우가 담겨 있다.

◇홍대 앞에서 장사 합니다=양진석 지음. 소소북스 펴냄. 232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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