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보이지 않는 손'이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방윤영 기자
2015.06.13 05:05

[따끈따끈 새책]'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유럽근대 뿌리가 된 공자와 동양사상

/사진=김영사 제공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주창한 '보이지 않는 손'이 중국산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 영국 사상가 레슬리 영(Leslie Young)에 의해서다.

영은 1996년 그의 논문 '시장의 도:사마천과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케네, 튀르고 등 프랑스 중농주의자들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사마천의 '자연지도' 개념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마천의 경제이론은 케네, 스미스 등 유럽인들에게 전해져 서구의 자유방임 중농주의와 자유시장론을 낳았고 보이지 않는 손의 의미와도 일치한다는 것이다.

동서양 철학교류사에 정통한 석한인 황태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사마천이 스미스보다 2000년 전에 이미 경제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주창했다고 역설했다. 사마천은 한나라 무제 때 국가전매사업과 국유기업을 과도하게 확대해 민간부분의 자유시장을 없앤 '상용향'이란 경제체제를 비판하며 "물자의 유통·수요공급 조절 등은 자연에 따라 저절로 이루어지니 통치자는 이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왕은 군림하나 통치하지 않는다.' 영국의 입헌군주제의 탄생을 일컫는 이 말도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황 교수는 전했다. 영국의 신사계급인 젠트리(gentry) 등은 중국의 내각제적 제한군주정에서 해법을 발견, 1688년 명예혁명을 통해 제한군주정을 이룩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왕권은 간언·상소제도 등 여러 견제 장치에 의해 이중삼중으로 제약돼 있었다. 명나라 때부터는 내각의 권력부립적 의정 권한도 왕권 제한에 기여했다.

그는 "오늘날 대개 서구의 의원내각제가 먼저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내각은 중국에서 비롯된 정치제도"라고 밝혔다. 영국 입헌군주제의 명언도 '(순임금과 우임금이) 천하를 영유했으나 이에 간여하지 않았다'(논어) 등 중국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책은 공자·사마천 등 중국 철학의 영향을 받은 유럽 문명의 조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의 전통적 가치와 문화는 그동안 평가 절하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인류 문명사에서 줄곧 앞서오다 고작 근대화 시기에 백년 남짓한 기간 동안 과학·기술적 열세에 뒤처진 것뿐인데 극심한 서구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는 것. 지금 동양사상을 다시 들쳐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황태연·김종록 지음. 김영사 펴냄. 368쪽/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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