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박물관들을 통계를 내 보면 학예사가 2명이채 안 돼요.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매우 제한적이고요. 수입을 오로지 입장료와 체험료 등에 의존하다보니 운영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이 현실이에요."
지난 1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박물관·미술관인 신년교례회에서 만난 한국박물관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신년을 맞아 한국박물관협회의 추천을 통해 진행된 장관 표창 수여식에서 표창을 받은 네 명의 학예사는 전부 사립 박물관 소속이었다. 박물관 관계자들도 사립 박물관들의 고충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박물관과 달리, 사립 박물관은 순전히 개인들이 그 문화를 지키기 위한 열망으로 사비를 털어 만들거나 재단을 설립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만큼 시설을 새로 짓기보다는 주로 쓰이던 건물을 박물관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운영하는 등 조금은 '아마추어' 스러운 곳이 많다.
그러나 박물관을 운영하는 이들의 애정의 농도는 국공립 박물관보다 훨씬 짙다. 희생을 감수하면서 운영할 정도로 그 분야에 관심이 많고, 오래도록 수집을 해 온 소장품이 있어야만 박물관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신년교례회에서 장관 표창을 받은 사립 박물관인 초전섬유·퀼트박물관, 인도박물관, 참소리축음기박물관, 해금강테마박물관 모두 소장품에는 박물관장의 성향이 짙게 배어있다는 특징을 가진 곳들이었다.
참소리축음기박물관은 6세에 아버지로부터 받은 축음기에 매료된 손성목 관장의 '수집벽'이 발휘된 결과물이고, 해금강테마박물관 또한 가족에게 '병'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유천업 관장이 평생을 모아 온 근대사 자료들이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시된 곳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전국 박물관 수는 총 809개. 이 가운데 사립 박물관은 336개다. 올해는 "정부의 재정적 후원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관람객의 방문이 가장 큰 힘"이라고 말하는 작은 사립 박물관들을 찾아 그들의 묵묵한 발걸음을 응원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