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는 아이돌을 욕할 '자격'이 있는가

김유진 기자
2016.06.11 03:10

[따끈따끈 새책] 김형민의 '한국사를 지켜라 1,2'…한국인이 잊은 독립운동가 이야기

최근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걸그룹 AOA의 두 멤버, 설현과 지민이 사진 속 안중근 의사의 이름을 몰라 "긴또깡?" 이라고 말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온라인에서는 이 일을 두고 "무식하다" "창피하다" 등 온갖 비난이 난무했다. 아무리 아이돌이라도, 우리나라를 위해 생을 바친 독립운동가인 안중근 의사를 몰라서야 되겠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이돌을 비난한 우리는 항일 독립운동가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앉은 자리에서 열 손가락, 아니 다섯 손가락이라도 접어가며 꼽을 수 있는 한국인이 몇이나 될까. 이렇듯 우리는 타인의 무지에는 엄격하고 자신의 무지에는 관대하다. 역사란 후대에 취사선택되는 경향이 큰 만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보다 더 크게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잘 하지 않는다.

두 권으로 출간된 김형민의 '한국사를 지켜라'는 이렇게 유관순 누나만 알고 나머지 독립운동가에 대해 무지한 현대인의 모습에 안타까웠던 한 역사 '오타쿠'(?)가 쓴 책이다. 그는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생애를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편안하고 쉬운 표현으로 승화시켰다.

명동 일대를 다 가질 정도로 부유했지만 나라를 살려보겠다는 심정으로, 전 재산(지금 돈으로 약 6000억원)을 현금으로 바꿔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화영. 그는 일본 경찰에 체포돼 무자비한 고문을 받고 을사늑약 체결 27년을 맞던 1932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일본 도쿄에 가 있던 유학생들이 모여 만든 조선청년독립단. 이들이 1919년 2월8일 독립선언서에 서명할 때 그 안에 여성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났던 여자 유학생 친목회장 김마리아는 평생을 독립운동에 몸바쳤으며 조선에 들어와서는 끝까지 신사참배에 거부하다 물고문으로 사망했다.

이화영과 김마리아 외에도 이상룡, 최인걸, 남자현, 장재성, 김동삼, 김두봉, 강우규 등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치를 위해 제 한 몸을 내바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읽다보면 책에 소개되는 독립운동가 대부분의 이름이 생소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에서 죄책감이 몰려온다. 과연 우리는 역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오늘날 대한민국의 터를 닦아준 그들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깨닫게 하는 책이다.

◇한국사를 지켜라 1,2=김형민 지음. 푸른역사 펴냄. 각각 316, 264쪽/ 각각 1만5000원,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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