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품 환불받는데 '인문학'이 썩 쓸모있다고?

김지훈 기자
2016.06.18 07:27

[따끈따끈 새책] '생활 인문학'…인문학적 '따져 묻기'의 필요성 역설

때 드럼세탁기의 잦은 고장이 소비자들의 골칫거리가 된 적이 있다. 신간 '생활 인문학'의 저자, 김민철도 드럼세탁기로 항의를 했던 많은 소비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저자가 다른 소비자와 다른 점은 무상 수리를 뛰어넘는 보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이례적으로 전액 환불을 받은 주인공이다.

저자는 세탁기 전액 환불 조치를 문답의 과정에 빗대 설명했다. 서로가 인정할 만한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변받은 내용을 토대로 다시 정리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전액 환불을 받았다는 것.

그가 환불을 받는 과정에 단순히 '블랙 컨슈머'적 행동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대화가 함께 했던 셈이다. 저자는 자신이 이런 능력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인문학 가운데서도 철학을 공부한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인문학은 그 ‘쓸모’를 둘러싼 논쟁이 고대부터 계속돼 왔다. 현대에 와서는 효용성에 대한 의문에 대해 더 노골적인 의문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인문학을 '무기' 삼아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드럼세탁기 환불 과정에서 본인이 취한 행동인 '따져 묻기'가 지닌 미덕을 논한다. ‘따져 묻기’는 사회 독재와 부조리에 대한 비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책은 말과 논리가 지닌 힘을 보여주는 책이다. 일상에서 누구나 맞닥뜨려야 하는 설득의 논리뿐만 아니라, 수백 년간 역사를 극단의 폭력으로도 치닫게 했던 종교와 형이상학의 양면성도 파헤쳤다. 어떻게 논리를 무장하며 어떤 지혜를 키워야 하는지 지침도 준다.

저자는 삶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앎'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분야나 그르다고 여기는 분야에 대해 깊이 공부함으로써 자신의 가치관을 확고히 다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깨닫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 인문학=김민철 지음. 글항아리 펴냄.224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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