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국정감사 현장.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으로 한마음이 된 야당 의원들, 그리고 입을 아예 다물기로 한 듯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킨 공무원들, 질타는 쏟아졌지만 정작 그 질타를 듣고 물음에 답을 할 대상자는 국감장에 없었다.
올해 교문위 국감의 대표 화두는 ‘비선 실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당 의원들이 단체 보이콧 한 상태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미르재단, K스포츠와 얽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과 차은택 등에 관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여당의 반대로 끝끝내 두 사람 중 누구 하나도 증인으로 세우지 못했다. 대신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모든 부처 기관장들이 쩔쩔매며 답변을 피하거나 에둘러 답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4일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청 산하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한국의 집에 미르재단이 운영하는 프랑스 요리 학교가 들어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라는 취지가 좋다고 생각한다”로 대신했다. 한식사업은 엄밀히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무부처라 청장의 답변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밀라노 엑스포’ 총감독 자리를 차은택 감독에게 주기 위해 26년 만에 주체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문체부로, 코트라에서 한국관광공사로 바꾸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관광공사도 마찬가지다. 6일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주무부처를 바꿀 경우 막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률자문을 받고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밀라노 엑스포)결과가 좋았으니 과정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겠느냐”라고 동문서답하며 의원들의 분노를 샀다.
화살은 뾰족했으나 과녁이 부재했던 걸까. 국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대로 이 모든 것이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이라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명백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제대로 된 증인을 세우는 일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