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인 나라, 너도나도 '건물주'를 꿈꾸는 나라, "그래도 믿을 건 부동산 뿐"이라고 입을 모으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부동산 신화'의 포장지는 벗겨졌을지라도 여전히 국민 대다수가 부동산에 마지막 희망을 건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이 도무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만큼 수시로 급변한다는 것,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하던 집값은 박근혜 정부 들어 다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부동산 과열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부 대책은 오히려 집값을 끌어올렸다.
부동산 시장은 '때를 놓치면 어쩌나'하는 불안과 공포가 지배하다 보니 한 치 앞을 보는 것도 어렵다. 설상가상 정부 정책은 일관성 없이 온탕과 냉탕을 오간다. 시장을 내다보는 정확한 예측과 장기적인 전망이 절실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부 부동산전문기자들이 펴낸 '2017-2018 대한민국 부동산'은 막연한 불안을 걷어내고 시장을 멀리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준다. 직접 부동산 현장을 바로 뛰어 건져낸 수많은 사례에 객관적인 지표를 더해 예리한 분석을 제시하기 때문.
다룬 주제도 광범위하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우리나라 임대시장의 구조 변화를 진단하고 '수익형 부동산·뉴스테이·셰어하우스' 등 새로운 부동산 트렌드를 점검한다. 뉴타운 실태와 재건축, 리모델링 시장을 분석하는가 하면 고령화에 따른 주거환경 변화, 표심으로 보는 부동산 등 시장을 움직이는 다양한 요소를 총망라해 분석했다.
2017년 이후 부동산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박근혜 정부는 그간 부동산 경기 부양에 집중했지만 가계 부채 증가와 강남 집값 폭등만 불렀다. '하우스푸어'였던 서민들은 이제는 '렌트푸어'가 됐고 "빚내서 집사라"던 말은 "빚내서 월세 살라"는 말로 바뀌었다. 이미 하향평준화 된 삶에 비선실세의 국정 농단, 국가 규모의 대형 비리, 대통령 탄핵 등 굵직한 사건이 터지며 '경제 컨트롤타워'가 제기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책을 집필한 7인의 기자들은 이미 한국 부동산 시장을 뿌리부터 뒤흔들어 뽑을 만큼 대혼돈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경고한다. 특히 급속한 속도의 초고령화, 저성장, 버블붕괴, 무너진 뉴타운의 꿈 등은 혼란을 부추긴다. 책은 혼란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 한국과 비슷한 일본 사례를 비교, 분석해 1,2기 신도시의 미래를 예측한다. 땅콩주택, 타운하우스 등 새로운 주거형태를 소개하고 투자 개념의 부동산이 지닌 매력과 위험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정책을 살펴보며 향후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역대 모든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건설 부문을 이용해왔다. 때문에 주택, 토지 정책, 사회간접자본투자의 방향은 어느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우선순위가 바뀔 수밖에 없다. 책은 현재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서 각 당이 내놓은 공약이 무엇인지, 정책의 실효성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고 비교, 분석한다.
압축 성장과 궤를 같이한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단순히 건물과 토지 이야기만이 아니다. 교통 변화 등을 수반해 국토의 미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축이자 삶의 모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기도 하다. 부동산 시장을 알아야만 행복할 수 있는 나라에서, 이 책을 통해 대선 이후의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보는 것은 어떨까.
◇2017-2018 대한민국 부동산=서동욱·엄성원·배규민·송학주·신희은·신현우·김사무엘 지음. 북투데이 펴냄. 304쪽/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