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배제하고 수사?…'서울시향 사태' 이상한 검찰수사

김고금평 기자
2017.02.14 05:22

'성추행' 건 담당하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카톡 대화' 내용 증거채택 안해

직원들의 공모, 조작, 왜곡 등이 담긴 카톡 대화 내용은 현재 검찰의 증거 자료로 제출된 상태다.

박현정 전 대표가 고소인으로 ‘호소문 관련 유포자’를 찾아달라는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제2부(첨수2부)가 맡고 있고, 서울시향 직원 10명이 성희롱 건으로 고소한 사건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여조부)가 맡고 있다.

하지만 ‘카톡’ 증거자료는 첨수2부만 확보하고, ‘무고 여부를 판단하는’ 여조부는 여러 차례 압수수색 요청에도 이 자료를 증거물로 채택하지 않고 있다.

성추행 여부의 진실을 가늠할 결정적 증거가 확보됐음에도, 가장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 여조부가 이를 증거로 삼지 않는 것에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박 전 대표의 법률대리인 A 법무법인 측은 “사건과 물증이 분리된 상태로는 공정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6개 사건을 통합해 객관적 증거에 입각한 진실 규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 법무법인 측은 ‘익명 17인의 호소문 유포 사건’과 ‘직원 10명의 고소사건’은 동전의 앞뒤 면과 같은 사건인데도 분리 수사를 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면서 “첨수2부가 ‘성추행’ 부분은 ‘카톡’ 대화 내용이 담긴 USB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는 여조부의 결론을 따른다고 말해 부실 수사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성추행’ 부분을 수사하는 여조부는 진위를 가리는 객관적 증거물에서도 소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테면 경찰이 ‘성추행’ 증언과 관련해 당시 식사 자리에 동석했던 서울 예술의전당 직원 7명의 증언을 모두 들은 것과 비교해, 검찰은 예술의전당 사장 한 명만의 진술을 받아 ‘공정한 수사’에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첨수2부가 보유한 성추행 피해자 곽모씨의 거짓말 탐지기 결과인 ‘거짓’이나 비서 백모씨와 정명훈 감독의 부인 구모씨의 문자 압수물, 고소인 박모씨와 윤모씨의 허위 진술 등을 여조부에선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법무법인 측은 “경찰에서 ‘성추행’ 등과 관련된 사안에서 박현정 전 대표를 23회나 불러 조사했는데, 여조부는 단 2회만 조사했다”며 “증거를 채택하지 않거나,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만으로 수사가 이뤄지는 것은 불공평한 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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