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對 집단’=도덕성, ‘집단 對 집단’=도덕성 결여

김고금평 기자
2017.02.25 05:49

[따끈따끈 새책] ‘옳고 그름’…왜 어떤 사람들은 진실을 보고도 의견을 바꾸지 않는가

오바마케어는 모든 사람이 보험에 가입하는 오바마 정부의 참신한 정책이었다. 내가 아프지 않아도 누군가를 위해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자유주의자들이 역사적 한 걸음이라고 찬양한 것과 달리, 보수주의자들은 파멸적 사회주의라며 경멸했다.

집단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자유주의자들의 신념과 혜택의 분배는 오로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보수주의자들의 시각 사이에서 도덕은 흔들렸다.

도덕 하면 고상하고 고차원적이며 인간답게 만드는 어떤 것으로 해석되지만, 저자인 하버드대 심리학자 조슈아 그린의 생각은 다르다. 도덕은 뇌에 설치돼 자동으로 실행되는 ‘장치’와 같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나에게 당연한 것이 그들에겐 그릇된 것일 수 있는 도덕의 상대적 가치는 개인화한 본능의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서로 협력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집단으로 존재할 때 개체 혼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하는 본성을 키우기까지 수많은 갈등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이기심을 억누르고 이타심을 기르는, 즉 ‘우리’의 이익을 위해 ‘나’의 손해를 받아들이는 성향이 곧 도덕성의 출발이었다. 오바마케어의 자유주의자들이 집단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받아들이는 건 그들 집단에서 보면 완벽한 도덕성의 실현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왜 분쟁이 일어나는가. 저자는 우리의 도덕성은 ‘집단 내에서’만 한정된다고 역설한다. 협력의 본성은 집단 내 결속을 강화하지만 반대로 다른 집단과의 갈등을 악화시킨다. 모두가 협력한다면 특정 집단이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어 진화의 원리와 상충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그들’보다 ‘우리’를 앞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 사회의 도덕적 갈등은 우리 집단의 도덕과 그들 집단의 도덕이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집단 내에서 서로의 이기심이 발생할 때 도덕이 판결을 내려주는 것처럼, 각 집단이 서로의 도덕을 내세울 때 판결을 내려주는 ‘고차 도덕’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벤담이나 밀이 주창한 행복과 공평성을 위한 공리주의는 그 해답에 가깝다.

저자는 “서로 다른 도덕적 ‘상식’으로 사안을 바라봄으로써 생기는 ‘상식적 도덕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 올바른 종류의 문제에 올바른 종류의 사고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옳고 그름=조슈아 그린 지음. 최호영 옮김. 시공사 펴냄. 624쪽/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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