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본심, 그들의 '입'이 아닌 '지갑'을 보라

남궁민 기자
2017.09.02 08:01

[따끈따끈 새책] '국가재정의 정치경제학'

정부가 공개한 2018년도 예산안 규모는 429조 원. 대한민국 국민 1인당 834만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양극화 해소, 경제 혁신 촉진부터 저출산 해소까지 정부에 거는 큰 기대가 반영된 규모다. 하지만 우리는 이 어마어마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잘 알고 있을까. 우리의 기대처럼 국가는 재정을 사용할까.

한 집 안에서 누군가 '경제권'을 가졌다고 했을 때, 관건은 '누가 돈을 벌어오는가?' 가 아닌 '누가 지출을 결정하는 가?'이다. 국가의 주권자라면 돈을 내는 일만큼이나 어떻게 쓰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세금을 내는 일에는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세금이 쓰이는 데는 무심하다. 세금을 낼 때는 내 피 같은 돈이 빠져나가는 게 눈에 보이지만 정작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다수 시민들, 심지어 정치에 관심이 많은 이들조차도 재정은 고위공무원, 국회의원 같은 전문가들이 다루는 고차원적인 영역이라 치부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국회와 행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재정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이들을 감시하며 균형을 잡아줘야 하는 것이 시민의 역할이다. 저자는 "마음 가는 데 돈 가고, 돈 가는 데 마음 간다"고 한다. 국가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국가의 '마음'도 드러난다. 국가의 '마음'이 드러나는 곳이 바로 재정인 셈이다.

정치인과 관료들의 현란한 미사여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왔던 시민이라면 그들의 '입'이 아닌 돈 가는 곳을 주목하자. 그곳에 그들, 국가의 '본심'이 드러난다.

◇국가재정의 정치경제학=오연천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328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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