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과 저항'…백성으로 다시 읽는 조선사

구유나 기자
2017.11.04 08:29

[따끈따끈 새책] '모멸의 조선사'…지배 권력에 맞선 백성의 열 가지 얼굴

'…배는 물 때문에 가기도 하지만/ 물 때문에 뒤집어지기도 한다네/ 백성이 물과 같다는 말은/ 옛날부터 있어왔다네/ 백성이 임금을 받들기도 하지만/ 백성이 나라를 엎어버리기도 한다네…'(조식, '민암부'(民巖賦))

'모멸의 조선사'는 지난 20여 년간 TV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한 조윤민 작가의 '지배와 저항으로 보는 조선사' 4부작 중 두 번째 책이다. 앞서 발간된 '두 얼굴의 조선사'(2016)가 조선 선비들의 위선과 권력욕을 다뤘다면 이 책은 조선 백성의 반응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조선사회를 유지하고 이끌어나간 원동력은 '순응과 저항의 역동성'이라고 말한다. 지배 세력은 양반 중심의 사회질서를 수호하려고 했지만, 백성은 동조하거나 거스르며 사회질서에 조금씩 균열을 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배 전략은 수정됐고 조선사회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이 책은 조선 백성을 직업과 역할에 따라 농부, 어부, 장인, 광부, 상인, 도시노동자, 광대, 기생, 백정, 노비 등 열 부류로 나눈다. 먼저 사료를 토대로 조선 백성의 이야기가 소설처럼 생생하게 묘사돼 당시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다. 이후 백성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 조정의 주요 정책을 다루고 이에 대한 백성의 반응을 순종과 적응, 선망과 상승, 기피와 저항이라는 세 가지 틀로 분석했다.

저자는 "조선의 백성은 압박과 수탈, 모멸과 천시 속에서도 삶의 근원적 욕망을 발산하며 생과 대를 이어갔다"며 "지배층과 피지배층, 통치하는 계층과 백성, 이 양자의 관계 양상을 파악하는 작업은 조선사회의 실상에 다가가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멸의 조선사=조윤민 지음. 글항아리 펴냄. 440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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