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국적도 피부색도 상관없어요"…평창의 밤 예술로 밝힌 아이들

오진영 기자
2025.08.10 15:18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최 '꿈의 페스티벌'(6~8일)

지난 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꿈의 페스티벌' 현장. / 사진 = 오진영 기자

지난 7일 저녁 8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 형형색색의 티셔츠를 맞춰 입은 수백여명의 아이들이 몰렸다. 나이와 피부색은 서로 달랐지만 한 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때마다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아이들은 한 시간 반 공연 동안 춤을 추거나 합창하며 밝게 웃었다. 성인 연주자 못지 않은 박력을 가진 오케스트라는 시종일관 좌중을 압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추진하는 '꿈의 페스티벌'이 2회째를 맞았다. 국적이나 경제적 환경에 관계없이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한 체험 행사다. 올해 페스티벌은 한국과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아이들이 예술 공연을 펼치면서 프로 예술가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무대는 아이다운 풋풋함과 예술가의 원숙함, 수많은 아이들이 가진 각자의 예술 역량이 어우러진 느낌을 줬다.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연극 무대와 성악 공연에 관객들은 연신 감탄사를 터뜨렸다. 김혜경 여사도 영상 축전에서 "여러분들은 이미 멋진 예술가"라며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꾸는 힘을 가진 예술로 밝게 빛날 미래를 응원한다"고 응원했다.

지난 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꿈의 페스티벌' 공연 모습. / 영상 = 오진영 기자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아이들도 인상적이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꿈의 페스티벌' 참가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말레이시아에서 혼자 왔다는 토레스군(15)은 "말레이시아에는 없는 이런 대규모 공연에 참가하게 돼 굉장히 의미가 남다르다"며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국내 아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아이들은 1시간 반 동안 열린 공연 내내 크게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 소감을 말해 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수십여명의 아이들이 앞다퉈 소리를 지르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무용 무대를 만들기 위해 오산에서 평창을 찾은 김하율양(14)은 "공연의 주제처럼 내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무대 구성을 도운 프로 예술가들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경험과 느낌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최우정 작곡가와 사무엘 윤 성악가, 김보라 안무가가 공동감독을 맡았다. 김 안무가는 "가르치는 것보다는 방향을 제안하는 정도로 (자신을) 설정하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아이들에게 예술이 '하나의 호흡'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꿈의 페스티벌'에 참가한 말레이시아 국적의 토레스군(15)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문체부와 진흥원은 '꿈의 페스티벌' 행사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10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전문 예술인들을 초빙해 집중도 높은 예술 경험을 제공했다. 내년부터는 현재 운영 중인 오케스트라와 극단, 무용단 등 외에 다른 영역으로 범위를 넓히고 프로그램을 더 다양화한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 아이들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이정우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작은 마을이든 큰 도시든 어디에서도 예술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많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은 "주요 기관과 전세계의 아이들이 모여 교류하는 이 캠프가 국내는 물론 국제적 예술교육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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