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램프 3배 쳐드릴게요" 중고시장 들썩…'뮷즈' 바람 심상찮네

오진영 기자
2026.02.05 17:00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기념품점에서 관람객이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MU:DS)'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최근 관람객이 급증하고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굿즈(기념품) 제작·판매를 대폭 늘렸다. 전시 관람의 새 문화로 자리매김한 굿즈 판매가 수익성을 개선하고 관람객 유치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5일 전시업계에 따르면 주요 국공립 박물관·미술관은 최근 굿즈 사업 비중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55여종의 신상품을 공개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달 총 12개의 상품 업체를 새로 선정했다. 선정된 업체의 제품은 이후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판매된다. 한글박물관도 굿즈 기획·제작을 준비 중이며 민속박물관은 판매관 규모와 상품군을 모두 확대할 예정이다.

판매 전부터 인기가 치솟으면서 일부 상품은 벌써 매진됐다. '이순신 램프'(중앙박물관)는 출시 직후 품절됐으며 '김창열 오브제'(현대미술관)는 4차 사전구매까지 완료됐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2~3배의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입하겠다는 글도 수십 건 이상 게시됐다.

국공립 박물관·미술관이 굿즈 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는 것은 '뮷즈'(중앙박물관 굿즈)의 성공이 영향을 줬다. 박물관문화재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뮷즈' 매출액은 413억여원으로 전년 매출(213억여원)보다 1.9배 늘어났다. 지난해 중앙박물관 지출 예산(2300억여원)의 18%에 달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공개적으로 성공을 언급했다.

/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무료나 낮은 가격으로 운영되는 국내 박물관·미술관의 특성상 굿즈 매출이 재단 수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유명 예술가의 전시나 특별전 유치의 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 공립박물관 전시관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부터 매출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됐다"며 "올해 큰 예산이 투입되는 특별전이 많아 다른 분야 예산을 끌어와서라도 상품군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매출 비중이 적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지난해 중앙박물관을 방문해 뮷즈를 구매한 고객은 내국인이 90.4%였지만 외국인은 9.6%에 불과했다. 경주박물관, 부여박물관 등 지역박물관 굿즈의 외국인 판매 비중이나 해외 특별전에서 판매되는 굿즈도 아직은 국내 매출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짧은 시간에 수요가 급격하게 불어나다 보니 제대로 된 공급망이 미흡하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중국 등 국가에서 굿즈의 짝퉁이 판매되는 일이 문제가 되면서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IP(지식재산권) 보호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내산 비중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술 굿즈를 제작하는 한 업체 대표는 "판매 굿즈를 결정하는 공모전이 국내 중소기업이나 제작자를 우대하기는 하지만 국내 생산품으로 100%를 채우지는 못한다"며 "납기일이나 단가에 따라 중국산, 태국산 등이 판매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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