뮷즈에 도전장 내민 'K헤리티지'…경복궁에 1000평 상품관 만든다

오진영 기자
2026.03.09 17:00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의 굿즈(기념품) 브랜드 'K헤리티지' 인기 상품인 '마이버드 기쁜 소식 까치 마그넷'. / 사진제공 =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이 자체 굿즈(기념품) 브랜드 'K헤리티지'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관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관람객이 늘고 있는 고궁·왕릉 관리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선두 주자인 국립중앙박물관의 '뮷즈'(박물관 기념품) 수준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9일 유산청과 유산진흥원에 따르면 경복궁 내 동쪽 주차장 지하에 K헤리티지 대표 상품관(플래그십 스토어)을 짓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올해 8억원을 투입해 설계를 끝마치고 내년 160억원을 추가해 1000평 규모의 매장을 짓는다. 이후 다른 고궁이나 박물관 등으로 대표 상품관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고궁박물관, 덕수궁 판매관을 재정비하고 프랑스 등 해외 특화 상품도 개발한다.

그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K헤리티지 수요에도 불구하고 판매 경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되풀이됐다. 경복궁, 창덕궁 등에 소규모 상품관이 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백화점, 공항 등에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등 임시방편에 의존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문화 상품 매출은 급증한 반면 기반 시설이 부족해 문화상품 활성화를 위한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 유산청의 굿즈 매출은 2024년 119억원에서 지난해 16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안정적인 판매 기반이 마련될 경우 성장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경복궁의 연간 관람객 수는 688만여 명으로 전국 고궁 가운데 가장 많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650만 명)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뮷즈와의 차별화, 짝퉁 대응 등은 과제다. 단청 키보드, 까치·호랑이 인형 등 대부분의 상품군이 뮷즈와 비슷해 '2위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짝퉁 굿즈 문제 해결도 서둘러야 한다. 국내 판매가의 5분의 1~ 10분의 1 수준 가격에 판매되지만 저작권 주장이 힘든 전통문화를 소재로 해 법적 대응이 어렵다.

해외 판매 비중이 적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대부분의 판매가 국내 소비자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해외 유통 채널이 모자라 매출 확대에 한계가 있다. 상표권, 디자인권 등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라이선스 사업'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루브르 박물관이 대표적이다. '루브르'라는 상품 브랜드를 유니클로, 알리바바 등에 판매해 연간 수십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K컬처를 대표하는 'K헤리티지'의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1000억원이 넘는 궁능 관리 예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상품군을 늘리고 유통 채널을 키워야 지속적인 매출 상승과 관람 수요 확대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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