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유니버스가 항공편 취소 시 '발권수수료'까지 전액 환불하는 정책을 도입하며 여행업계 관행에 변화를 예고했다. 항공사 사정으로 생긴 취소에도 수수료를 환불하지 않던 기존 구조를 뒤집은 조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놀유니버스는 지난 6일 이후 발생한 비자발적 항공권 취소 건에 대해 발권수수료를 포함한 항공료 전액을 자동 환불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 항공사 사정으로 항공편이 취소될 경우 고객이 별도로 환불을 요청하지 않아도 결제 금액 전액이 환급된다. 다만 고객이 자발적으로 예약을 취소한 경우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발권수수료는 환불되지 않는다.
그간 OTA(온라인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항공료와 별도로 발권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항공사 귀책으로 항공편이 취소되더라도 해당 수수료는 환불되지 않는 것이 업계 관행이었다. 일반적으로 국내선은 1인당 1000원, 국제선은 1만원 수준이다.
이 같은 구조는 소비자 불만의 핵심 요인이었다. 항공편이 실제로 운항되지 않았음에도 '발권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도 지난해 항공사 귀책으로 운항이 취소되거나 변경된 경우 발권수수료를 포함한 전액 환불을 권고했지만, 업계는 대행 업무에 대한 비용이라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놀유니버스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관행에 균열을 내는 첫 사례다. 국내 대형 OTA 가운데 비자발적 취소 시 발권수수료까지 전액 환불하는 정책을 도입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 분쟁과 유가 상승 영향으로 항공편 취소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항공권 결항횟수는 국제선이 약 700건, 국내선이 약 1000건으로 총 1700건에 달했다. 올해는 중동 전쟁 이슈로 결항횟수가 급증 것으로 예상된다.
OTA들은 그간 발권수수료를 항공권 예약·발권 등 대행 업무에 대한 대가로 보고 '택배비와 같은 성격'이라며 환불 불가 입장을 유지해왔다. 항공편 취소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발생한 서비스 비용이라는 논리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발권수수료가 3만원에서 1만원 수준으로 낮아지며 항공권 사업 자체가 저마진 구조로 바뀐 상황에서, 수수료 환불은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큰 결정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놀유니버스는 고객 경험 개선을 우선시했다는 설명이다. 김종민 놀유니버스 비즈니스 서포트 그룹장은 "항공사 사정으로 일정에 차질을 겪은 고객들이 수수료 문제로 추가적인 불편을 겪는 상황에 공감한다"며 "이번 정책은 고객 중심 서비스 실천의 출발점으로, 앞으로도 고객 불편을 선제적으로 해소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