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재개발, 영향평가 받아라"…유산청, 서울시에 첫 이행명령

오진영 기자
2026.05.07 15:27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4구역의 모습. / 사진 = 뉴시스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앞 고층 건물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을 명령했다. 이 지역의 재개발을 둘러싸고 내려진 첫 행정 조치다.

유산청은 전날 서울시와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종로구청에 '세계유산 종묘와 그 역사문화 환경 보호에 필요한 조치 이행 명령'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른 조치로, 유산청장은 세계유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는 자에게 보호 조치를 명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세운 4구역의 사업시행자 SH에 '재개발 사업이 종묘에 미칠 영향을 평가받고 사업 계획을 보완하라'고 명령했다. 서울시와 종로구청에도 영향평가 절차가 끝난 뒤에 사업 시행에 나서랴며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3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종묘 앞 재개발 지역인 세운4구역의 건축 가능 높이를 142미터(m)로 조정할 수 있게 된다. 2018년 유산청과 서울시, 종로구청의 합의안에 규정된 최대 건축 가능 높이인 71.9m의 2배에 가깝다.

갈등이 불거지자 허민 유산청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회동하는 등 논의를 이어갔지만 별다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에서도 해당 사안을 조사하기 시작하자 유산청은 지난달 국무총리 소속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사안을 논의해 달라'는 요청을 제출하기도 했다.

유산청 관계자는 "지난달 이행 명령에 대한 내용을 통지했으나 서울시는 기존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집행정지 등 행정 처분도 고려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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