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지역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늘면서 관광업계의 표정이 밝아진다. 높은 구매력과 긴 체류 기간, 높은 재방문율까지 갖춘 '우등 손님'이 수익성을 높이고 중국·일본에 치우친 시장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18일 관광업계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북미 3국(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방한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 1~4월 우리나라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은 48만2000여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최고 관광객을 기록한 2019년(30만7000여명)보다 57.1% 증가했다. 캐나다는 같은 기간 50.3% 뛰었으며 멕시코는 3배 이상(225.5%) 증가했다.
이는 중국·일본 등 방문 수요가 높은 인접국의 성장률 10~15%보다 더 뚜렷한 성장세다. 유가 상승에 민감한 장거리 노선이지만, 원화 가치 하락과 K컬처의 선호도 상승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며 방문객이 치솟았다.
북미와 한국을 오가는 외항사들의 취항도 늘어났으며 지역 방문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부산시의 집계에 따르면 1~4월 부산을 찾은 미국 손님은 13만여명으로 전년 대비 79.2% 증가했다.
북미가 K컬처의 핵심 수요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K푸드 부문에서는 미국이 2024~2025년 2년 연속 최대 K푸드 수출국에 올랐으며, 게임 산업에서는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5분의 1이 북미 지역이다. 서울의 한 여행사 대표는 "최근 북미의 방한 수요는 일본이나 태국 등 관광 대국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며 "K컬처의 성공이 실제 방한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업계에서는 인접국에 의존하던 시장 구조를 개선할 계기로 기대한다. 지난해 중국과 일본, 대만 등 인접 3국의 관광객 수는 1102만여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과반이 넘는 58.2%에 달했다. 특정국에 치우친 시장 구조는 외부 변수에 취약해질 뿐더러 일부 업종에 소비가 집중돼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지난해 관광객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국내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되레 12% 감소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특히 북미 방문객은 대표적인 고부가 관광객으로 꼽힌다. 관광공사가 1월 발표한 '2025 국가별 방한관광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손님의 평균 지출액은 약 76만원으로 주요국 중 1위다. 캐나다인은 체류기간이 9.9일로 전체 평균(6.7일)보다 3일 이상 길며 멕시코인도 457만원(3000달러) 이상의 고가 여행 상품을 선호하는 국가다.
특히 멕시코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직접 BTS(방탄소년단) 공연 확대를 요청하거나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맞아 한국 상품 수요가 치솟는 등 K컬처 선호도가 남다른 국가이기 때문이다. 관광 플랫폼 관계자는 "2030 여성을 중심으로 한국을 찾는 멕시코 여행객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체류일이 길고 지역 방문 선호도가 높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