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어렵지 않다, 그냥 놀이일 뿐

오진영 기자
2026.06.20 08:00

[이주의 MT문고]-'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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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알에이치코리아

예술은 직접 하기도, 이해하기도, 즐기기도 힘든 분야다. 예술을 누리는 것은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다. 이같은 인식이 유달리 우리나라에서 퍼져 있는 것은 '예술은 어렵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여전히 예술 향유 비율이 다른 국가보다 높지 않은 것도 어려운 것을 하기 싫다는 인식이 영향을 줬을 것이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유명 예술가 두 사람이 쓴 책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는 이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단지 놀이일 뿐이다. 우리가 즐겨보는 드라마나 음악 감상,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등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 심지어는 가볍게 던진 농담도 예술이 될 수 있다. 무언가가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만 한다면, 그것은 예술이다.

책은 생존에 필수적이며, 공동체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감정'이야말로 예술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것이라고 설명한다. 예술은 꼭 해야 하는 활동은 아니지만 안정감과 소속감을 주며 미래를 생각해 낼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가 아니기 때문에 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아무리 불쾌하고 혐오스럽더라도 실제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체험하도록 도울 수 있다.

예술의 불완전성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예술에 대한 느낌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 작품이라도 충분히 예술이 될 수 있다. 영원할 필요도 없다. 불과 몇 주, 몇 일 동안만 유지되더라도 상관없다.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충분히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서술이 지나치게 간략해 오히려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 기능과 예술을 분리해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예술의 부정적인 점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어 거부감을 준다. 예술을 어떻게 향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서술이 풍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저자는 영국의 예술가 브라이언 이노와 네덜란드에서 여성 예술가 단체를 이끌고 있는 베테 아드리안스다. 브라이언 이노는 50여년간 작곡가, 프로듀서로 음악을 해 온 음악가이며 베테 아드리안스는 '내 것은 무엇인가', '루스도 다른 사람들처럼' 등 소설을 집필한 소설가다.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알에이치코리아,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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