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애원"vs"날조된 얘기" 트럼프-멜로니 또 충돌…외교회담도 취소

"사진 애원"vs"날조된 얘기" 트럼프-멜로니 또 충돌…외교회담도 취소

정혜인 기자
2026.06.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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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멜로니, 안쓰러워서 사진 찍어줬다"
멜로니 "이탈리아, 누구에게도 애원하지 않아"
美서 예정된 양국 비즈니스·투자 포럼도 취소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탈리아 언론 인터뷰가 미국과 이탈리아의 새로운 외교 갈등으로 번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신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앞서 예정됐던 외무장관의 미국 방문 일정을 취소한 것.

이번 갈등은 앞서 긴밀했던 두 정상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이자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회복 기미를 보였던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관계가 다시 흔들릴 위기에 처한 것이라고 외신은 짚었다.

19일(현지시간) CNN·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와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탈리아 민영TV La7 인터뷰 발언을 공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La7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가 나와 사진 촬영을 '애원'했다. 찍어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녀가 안쓰러워서 찍어줬다"며 "(멜로니 총리는) 내가 대화해 줘서 아마 기뻤을 것이다. 난 대화할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층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뉴스에 "나는 그녀를 내 팬으로 두고 싶지 않다. 그녀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된 문제에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 전쟁 당시 나토 소속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전쟁 지원 요구를 거부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7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나 대화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7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나 대화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애원' 발언에 "완전히 날조된 얘기"라며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을 왜 이런 식으로 대하는지 모르겠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이어 "이탈리아는 누구에게도 애원하지 않는다"며 "서방과 미국의 적들에게 더 큰 관용을 베푸는 그가 실망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타야니 장관도 멜로니 총리의 비판에 힘을 보탰다. 그는 SNS(소셜미디어)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언은 이탈리아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관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갈등으로 예정된 미국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타야니 장관은 당초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이탈리아-미국 비즈니스·투자·과학·혁신 포럼'에 참석하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양국 경제 안보와 핵심 광물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해당 포럼은 취소됐다.

멜로니 총리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확고한 서유럽 동맹으로 여겨졌었다. 그는 유럽 정상 중 트럼프 대통령의 2번째 취임식에 유일하게 참석한 인물로, 이민 정책과 국가 주권 강화 등 여러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정책 기조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란 전쟁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레오 14세 교황 비판, 전쟁 지원 압박 등으로 두 정상 간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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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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