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재정 위기를 못 벗어나는 분위기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천문학적인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출범했던 LIV 골프가 소속 선수들에게 4500만 달러(약 600억 원) 이상의 빚을 진 채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영국 매체 'BBC'는 9일(한국시간) "LIV 골프가 선수들에게 최소 4500만 달러(약 603억 원)를 지급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 연방파산법 제11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며 "이로 인해 소속 선수들은 투어를 떠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LIV 골프 측은 사우디 국부펀드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을 전격 철회함에 따라 기업 사업을 유지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8일 미국 뉴저지 연방지방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사우디 국부펀드의 자금 회수 결정 이후 다국적 사모펀드 운용사 BC 파트너스를 새로운 투자처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산 신청서에 제출된 무담보 채권자 명단에 따르면 미지급 규모 상위 30위 중 14명의 전·현직 선수들에게 묶인 채무액만 4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메이저 대회 2승을 거둔 욘 람이 750만 달러(약 100억 원)의 무담보 채권을 보유해 선수 중 가장 많은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이슨 디섐보(570만 달러), 더스틴 존슨(550만 달러), 캐머런 스미스(480만 달러), 티럴 해턴(340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1월 LIV를 떠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로 복귀했던 브룩스 켑카 역시 170만 달러의 미지급 채권을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 수치는 전체 미지급액이 아니라 2026년 3분기 기준 미지급 금액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제출 서류에 따르면 LIV 골프의 추정 자산은 1억~5억 달러인 반면, 부채는 5억~10억 달러(약 6700억~1조 34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법원 신청으로 인해 기존 LIV 골프 1.0 체제에서 맺었던 다년 계약은 효력이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새롭게 출범을 추진 중인 LIV 2.0에 합류할 의무가 없고, 다른 투어와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하다.
2021년 출범 이후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50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오일머니를 쏟아부었던 LIV 골프는 막대한 상금과 계약금으로 특급 스타들을 쓸어 담았지만, 자금줄이 끊기며 2026시즌을 조기 마감하는 파국을 맞았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자금 지원을 중단하면서도 파산 절차 지원을 위해 4960만 달러의 법정관리 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LIV 골프는 내년 초 선수들이 과반 지분을 소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리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스콧 오닐 LIV 골프 최고경영자(CEO)는 팬과 선수가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모델로 새 출발을 준비할 것이라며 출전 선수를 75명으로 확대하고 컷 탈락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거액의 부채와 전면적인 계약 해지 국면 속에 스타 선수들의 이탈과 복귀를 둘러싼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