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대타협 합의문 따져보니..'임금피크·근로시간단축'

세종=우경희 기자
2015.09.14 11:06

노사정대타협 각론 살펴보니..일반해고-취업규칙변경 등은 불씨 남아

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5 채용박람회를 찾은 학생들이 국내외기업 부스 앞에서 채용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국내외 기업 200여곳이 참가한 이번 박람회는 오는 3일까지 사흘간 개최된다.2015.9.1/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사정대타협의 포커스는 임금피크제 도입(불리한 취업규칙 변경 허용)과 일반해고(근로계약 해지) 지침 마련 등에 맞춰졌지만 실상 가장 구체화된 것은 근로시간 단축 문제다. 노사정은 당초 정부가 제안한 근로시간을 종전 최대 64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문제에 대해 합의하고, 조속한 입법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일하는 시간이 줄면 기업은 비는 인력을 더 채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사정의 생각이다.

정부는 13일 밤 극적 타결된 노사정대타협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한 청년고용 확대 △근로시간 단축 △일반해고(근로계약 해지기준 명확화) 가이드라인 마련 △직무와 숙련도를 기준으로 한 임금체계 개편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14일 오후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대타협 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금피크제 도입은 현재 노동현장의 최고 화두다. 대타협이 발효되면 적잖은 확산이 예상된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도 기준과 함께 단계적 적용 대상이 확정됐다. 입법 작업을 통해 곧바로 현장에 적용될 전망이다. 일반해고 문제는 기준과 절차를 만드는데 합의했지만 전반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노사 동의를 얻는데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한 만큼 강제성이 가장 적다.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 허용, 임금피크 문 열렸다=노동계는 그간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임금삭감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하지만 대타협에서 노사정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비롯한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개정을 위한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하고 이를 준수한다'고 합의하면서 민간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노사정은 그러면서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된 재원은 청년고용에 활용한다'고 명시했다. 정부의 청년고용종합대책에 포함됐던 내용으로, 이 내용이 명시되면서 노사정의 임금피크제 도입 합의가 분명해졌다.

문제는 단서조항 격인 '정부는 이를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부분이다. 해석에따라 현장에서 노동계가 임금피크 도입에 반대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대타협이 '미완의 타협'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정부 관계자는 "노사정은 신속한 지침 마련을 통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일단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이 허용된 것 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당 근로시간 64→52시간=노사정은 대타협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 규모를 분명히함과 동시에 적용 대상도 명확히했다. 단계적으로 도입하되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핵심은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이다. 현재 '일반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휴일근로 14시간 등 총 64시간'인 근로시간이 '일반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 등 총 52시간'으로 줄어든다.

노사정은 합의문을 통해 '근로시간 현안 입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한다'고 밝혔다. 입법 작업이 수월할 전망이다. 그러면서 발효는 법 개정 후 1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기업규모를 기준으로 4단계에 걸쳐 시행하기로 했다. 100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하고, 300~999명, 100~299명 사업장 등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마지막 4단계는 5~99인으로 정해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하지 않는다.

◇일반해고 지침마련 중장기과제로=노동계가 '쉬운해고' 프레임으로 나서 이슈가 크게 된 일반해고 문제는 일단 노사정이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하는데 합의하면서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수 있는 여지는 열어놨다. 하지만 일단 노사 및 관련 전문가의 참여 아래 제도개선 방안을 다시 만들기로 하고, 이 과정에서 노사의 협의를 거치도록 해 정부 주도의 빠른 시행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금체계 개편, 직무·숙련 기준으로=직무와 숙련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지침마련이나 법제화에 대한 문제는 언급되지 않아 구속력은 낮다. 합의문은 '노사가 직무와 숙련 등을 기준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되, 노사 자율로 추진한다'고 적었다. 직무와 숙련을 기준으로 하는 내용은 현재의 연공서열을 중심으로 한 임금체계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자율추진의 효과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통상임금 등 기타 쟁점=통상임금은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토대로 통상임금의 개념과 금품의 성질에 따른 제외금품 등에 대한 기준을 입법화하기로 합의했다. 보험료와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급, 미리 지급여부와 지급액이 확정되지 않은 임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언급한 실업급여 지급기간 연장과 대상 확대 등을 합의문에 포함했다. 또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채용방식을 공공에 확대하고, 민간에서도 성공사례를 창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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