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견해차를 줄이면서 정책믹스를 통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논의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일 “한은이 자본확충과 기업 구조조정을 국가적 차원의 이슈로 보고 전향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총리가 (한은과의 문제를) 적극 풀어준 부분도 있어 큰 틀에서 정리가 돼 가고 있다”며 “제약요인은 그것대로 감안하되 각자 위치에서 최대한 가능한 정책조합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지난 1일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위한 펀드규모와 운용기관, 회수방법 등 구체적인 조율이 막바지 단계”라며 “당초 6월 말 시한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배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유일호 부총리가 3일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 출장에서 복귀하는 대로 남은 현안들에 대한 조율과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의 윤곽은 자본확충 방안은 직접출자와 자본확충펀드 등 간접출자 방식을 병행하는 것이다.
직접출자는 정부가 보유한 산하기관 지분 중 일부를 현물출자하는 게 유력하다. 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필요자금을 특정 금융기관(IBK기업은행)에 대출하면 금융기관이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조성한 펀드로 국책은행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조건부신종자본증권 또는 후순위채)를 사는 것이다.
일단 정부와 한은은 우선 정부의 재정(현물출자)을 먼저 동원하되 펀드의 구조를 확정해 한은의 대출 가능성을 열어놓는 수준에서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한은에 필요한 재원을 일시 대출해 펀드에 넣어주는 방식을 요청했지만 한은이 수용하지 않아 2009년 첫 자본확충펀드 당시처럼 지원요청이 있을 경우 단계적으로 분할대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대출과정에서 필요한 신용보증기금의 추가 보증재원 출연에 대해서는 한은이 부담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정부가 보증재원을 출연하려 해도 현금출연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고 정부의 보증도 국가채무부담행위로 국회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가적으로 출자보강에 쓰려는 재원은 내년 예산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자본확충펀드 회수방안이 내년 정부 예산안과 연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현재 자본확충방안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의 출자규모와 자본확충 펀드를 얼마로 대비해 놓겠다는 정도로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펀드 금액(한도)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지는 미지수인데 확정과 미정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에 대한 직접출자는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며 “출자는 정부재정으로 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자본확충펀드의) 구체적인 협의 안은 시간을 좀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해 아직 정부와 온도차가 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