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용 전기료, 소비자가 선택"… 누진제 폐지 수순

세종=유영호 기자, 김민우 기자
2016.08.12 15:32

(종합)분당 300가구에 ‘선택요금제’ 시범적용… 전국 확대땐 누진제 42년 역사 뒤안길로

정부가 올해 하반기 경기도 분당의 소규모 마을단지를 대상으로 누진제를 폐지한 ‘신(新) 선택요금제’를 시범 적용한다. 시범사업 결과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인데 42년을 지속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가는 셈이다. 또 가구 상황에 맞는 요금제 선택이 가능해 전기요금 부담도 현재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기사: 8월12일자 3면 주택용 누진제 폐지되면 요금제 어떻게?]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전기요금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올 하반기 경기도 분당을 대상으로 소비자가 누진제 없이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고르는 선택요금제를 시범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과를 검토해) 전국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전국 확대가 결정되면 현재의 누진제 논란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시범사업은 경기도 분당의 소규모 마을단지(300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전력계량(AMI)가 보급하는 내용이다. AMI가 보급된 가구들에게는 앞으로 지금의 요금제(누진제)를 적용할지 아니면 산업·일반용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선택요금제를 적용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가구들이 선택요금제를 선택하면 사실상 누진제가 폐지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정부는 2022년까지 AMI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인데 주택용 전기에만 적용된 누진제가 자연스럽게 42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현재 산업·일반용 전기에 적용되는 선택요금제는 별도의 누진체계 없이 △용량별(갑Ⅰ·갑Ⅱ·을) △전압별(고압A·고압B·고압C·저압) △계절별(여름·봄가을·겨울) △시간별(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날짜별(비피크일·피크일) 등 상황별로 요금기준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관건은 단가 설계다. 선택요금제는 전압, 시간, 날짜 등 조건에 따라 기본요금가 사용단가 서로 다르게 정해진다.

예를 들면 △기본요금 1만원에 여름·경부하(피크일)에 100원/㎾h, 여름·최대부하(피크일)에 600원/㎾h △기본요금 1만5000원에 여름·경부하(피크일)에 80원/㎾h, 여름·최대부하(피크일)에 500원/㎾h 등으로 여러가지 선택지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기본요금별로 무료 통화 및 문자량과 추가 통화요금 단가가 다르게 주요지는 이동전화요금과 비슷한 방식이다.

현재 산업·일반용 전기요금에 적용중인 선택요금제 현황./사진제공=한국전력

하지만 수급 안정을 위해서 수요관리가 가능한 수준의 차등적 요금설계가 상황별로 책정돼야 하기 때문에 요금 현실화가 수반된다. 이 경우 누진제 아랫구간에 해당하는 가구들은 평균 단가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누진제 4구간까지는 원가 이하의 요금으로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다만 선택지가 풍부하게 주어진다면 가구별로 전기사용 습관을 반영해 요금제를 합리적 선택해 현재보다 요금을 절감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원가를 반영하는 전압별, 수요·공급을 반영하는 계시(季時)별 요금제 등을 적절히 혼합한 선택요금제가 이상적인 요금체계”라며 “소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택용 선택용요금제 시범사업과 관련해 산업부는 “시범사업은 우선 AMI 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요금제 역시 (선택적요금제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