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빚어온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빠르면 다음 달 초 ‘(가칭)지역사회영향평가위원회(이하 지사평)’를 구성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가 탈(脫)원전 방침을 밝힌 뒤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존폐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한 것과 비슷한 방식이어서 ‘지사평’이 ‘제2 공론화위원회’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마사회 등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2013년 이후 찬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회적 갈등을 빚고있는 용산 화상경마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당, 관계부처,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되는 ‘지역사회영향평가위원회’를 8월중 만든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용산 화상경마장 문제에 대해서는 교외로 이전하는 방향으로 추진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지사평’은 화상경마장 이전여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정리해 김 장관에게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사평은 △국회 4명(각 정당별 1인) △중앙부처 4명(국무조정실,농식품부, 교육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시민단체 3명 등 용산 화상경마장 문제와 관련된 관계자 11명으로 꾸려진다.
마사회가 2015년 5월 개장한 용산 화상경마장은 그동안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강한 반대로 갈등을 겪어 왔다. 위치가 인근 성심여중·고교와 불과 20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도박장 운영으로 인한 교육환경이 악화된다는 이유였다.
이 때문에 국민권익위 등 중앙부처와 해당 지방의회 등에서 반대의견을 냈지만 마사회는 사업을 지속 추진했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는 2014년 마사회가 현 위치로 이전을 추진하자 이를 철회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시의회와 용산구의회 등 관련 지방의회에서도 마사회 결정을 비판했다. 마사회가 2015년 5월 화상경마장을 기습 개방하면서 학부모·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는 반대투쟁에 나섰다.
농식품부가 ‘지사평’을 통해 용산 화상경마장 문제에 적극 나서는 것을 놓고 일부에서는 ‘정권 코드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화상경마장 설치는 농식품부 장관의 허가 및 승인사항이지만, 그동안 농식품부는 이 문제를 마사회와 시민대책위가 해결해야 한다며 제3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공공기관의 정책결정에 대해 여론몰이식 접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용산화상경마장 이전은 관련 법규에 저촉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한 사업이어서 다시 이전한다는 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지사평을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방향’을 정해놓고 하는 거라면 결과는 뻔 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