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닷새 만에 대진침대의 방사선 피폭선량 조사 결과를 뒤집으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졌다. 방사성물질 안전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원안위는 유통현황에 대한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고, 정치권은 현행법이 미비한 점이 있다고 판단해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원안위는 지난 15일 대진침대 매트리스 7개 모델의 연간 외부 방사선 피폭선량이 안전기준(1mSv)을 최대 9.35배 초과했다며 관련 제품 수거 명령을 내렸다. 지난 10일 대진침대 매트리스의 연간 외부피폭 방사선량이 최대 0.15mSv로 안전하다고 했던 것과 반대였다. 조사 대상을 넓히고, 피폭선량의 평가 방식과 기준을 달리하면서 결론도 달라졌다. 즉 1차 조사 때는 2016년산 완제품 매트리스 제품 1개가 대상이었다. 하지만 2차 조사는 2010년 이후 대진침대가 판매한 총 26종의 매트리스 중 ‘라돈’을 발생시킨 ‘모나자이트’를 쓴 24종 중 시료가 확보된 7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 1차 때 매트리스 속 커버만 본 것과 달리 2차 때는 스펀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원안위가 180도로 방향을 튼 입장을 내놓으면서 원안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생활 방사선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같은 논란도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시중에 판매된 온열매트에서 모나자이트 성분이 검출됐는데 안전기준의 9% 이상 피폭선량을 넘어섰다. 당시 원안위는 자연방사선이 방출되는 희토류 광물질 유통과 사용 현황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고 규제하겠다고 했다. 이후 2013년부터 ‘천연 방사성물질 취급자 등록제도’가 시행됐다. 천연 방사성물질을 취급하는 업체가 취급 물질 종류와 수량 등을 원안위에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모나자이트 성분이 들어간 음이온 파우더를 납품한 업체가 매년 규정대로 원안위에 납품 내용을 신고했지만, 원안위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결국 화를 키운 꼴이 됐다.
물론 원안위가 억울해 만한 점도 있다. 현행법이 방사성물질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를 원인물질을 다루는 ‘취급업자’에 부여하고 침대 등 가공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자’는 ‘안전기준’만 지키도록 했다. 따라서 제조업자가 원안위에 등록할 필요가 없다. 제조업자 명단이 없어 방사성물질 취급업자가 해당 물질을 판매한 뒤부터는 원안위가 방사성물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 법을 고치려는 움직임이 인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은 라돈 등 방사선 방출 위험물질을 포함된 제품을 제조하는 업자들의 안전 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생활주변방사선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곧 발의할 예정이다.
한편 법무법인 태율이 개설한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소송’ 인터넷 카페에는 18일 현재 약 1만2000명이 가입했다.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소비자가 약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