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이르면 연내 확정

세종=최우영 기자
2018.08.09 15:29

산업현장 요구에 2022년 12월 31일 기한인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방안 조기 구축 추진

정부가 2022년까지 내놓을 예정이던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 방안을 올해 안에 내놓는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현장의 어려움 으로 인해 4년 뒤까지 대책을 미룰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개선안은 현행 3개월로 묶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12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9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8일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2주 가량 입찰절차를 거치게 되며 이르면 올해 10월 결과가 나온다. 고용부는 지난달 2일 시작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서도 최초로 각 기업들의 탄력근로제 운용 현황에 대한 항목을 추가했다.

고용부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와 7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등을 종합해 탄력근로제 개선방안에 대한 기초설계를 올해 안에 끝마칠 예정이다. 제도개선은 정부 입법보다 국회에 조사 결과 등을 제출한 뒤 여야 합의에 따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근로기준법을 재개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란 주 52시간 원칙을 ‘한 주(週)’ 기준이 아닌, 분기, 반기 혹은 1년 단위로 하는 것을 뜻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아 최대 3개월 단위로 시행할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유연한 근로시간 배분에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에서는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다. 지난 2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당시 여야 합의에 따라 개정안 부칙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탄력적 근로시간제도의 개선방안을 준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가 4년 뒤까지 준비할 예정이던 탄력근로제 개선방안을 서둘러 준비하는 것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현장의 어려움이 예상보다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ICT(정보통신기술) 업종과 일부 계절산업 등은 신제품 출시, 성수기 등 3개월 이상 집중근무가 필요한 시기에 현행 3개월 단위 탄력근로제는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호소해왔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채용, 신규설비 도입 등의 여력이 없는 중소·중견기업의 목소리가 컸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늘려야 한다”며 “내년 확대 시행을 고용부 등 관계부처에 계속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단위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을 모든 업종에 적용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지난 6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를 모든 업종에 적용하는 것은 근로시간 단축의 의미를 없앤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기획재정부, 중기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각 부처가 담당하는 업종에 대한 탄력근로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스탠스다. 지난 8일 발주한 제도개선방안 연구용역 역시 고용부가 주도하지만 각 부처에서 함께 참여하며 담당 업계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이 워낙 첨예한 법안이라 개정이 쉽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올해 하반기 여야 합의가 이뤄질 경우 상반기 근로시간 단축에 이어 1년 안에 근로기준법이 두 차례 개정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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