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단독]구글 등 해외 앱마켓, 작년 부가세 50% 급증

세종=정현수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2018.10.29 18:00

[韓 IT '체리피커' 구글]①작년 923억, 올 상반기만 600억원 '거래액 폭증'...법인세는 여전히 사각지대

[편집자주]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평범한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 있다. 글로벌 대표 IT기업 구글 얘기다. 국내 동영상, 모바일 시장에서 연간 수조원씩 싹쓸이하지만 우리 정부에 내는 세금은 미미하다. 국내 기업들이 내는 통신망 이용료도 거의 내지 않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과실만 챙기는 IT판 '체리피커' 구글. 그 실태를 확인해봤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왼쪽)과 데미안 여관 야요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이사가 1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18.10.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구글과 애플 등 국외사업자가 한국에서 납부한 앱 마켓의 부가가치세(부가세)가 50% 이상 늘었다. 부가세는 거래단계에 붙는 세금이다. 그만큼 구글 등의 한국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외사업자의 앱 마켓 부가세 납부액은 923억원이다. 1년 전(600억원)과 비교하면 부가세 규모가 53.8% 증가했다. 세무당국은 올해 상반기에도 약 600억원의 부가세를 거뒀다.

정부는 2014년 세법개정안에서 구글과 애플 등 해외 앱 마켓의 부가세 규정을 신설했다. 앱 마켓의 거래가격 10%를 부가세로 내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규정은 2015년 7월부터 시행했다.

부가세 징수 대상은 해외에 사업장을 둔 회사 중 게임, 소프트웨어 등 전자적 용역을 제공하는 곳이다. 과세 대상은 약 100여개다. 한국 개발자는 직접 부과세를 내지만, 해외 개발자의 경우 구글과 애플 등 앱 마켓 운영업체가 납부한다.

따라서 기재부가 집계한 국외사업자의 부가세 징수규모 중 대부분은 구글과 애플이 차지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부가세 납부 규모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구글이 낸 부가세액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국외사업자의 부가세 규정이 신설된 후 이들이 낸 부가세액은 꾸준히 늘었다. 국외사업자의 부가세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법인세를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령 구글 앱 마켓에서 거래되는 상품이 늘수록 부가세는 증가한다. 구글은 앱 구입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나머지 70%는 개발자의 몫이다. 그러나 구글 등 국외사업자의 법인세는 여전히 사각지대다.

국제조세조약에 따르면 외국법인의 법인세는 한국에 고정사업장이 있어야만 징수할 수 있다. IT기업의 경우 서버가 한국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구글만 하더라도 한국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아 법인세를 거둘 수 없다.

이는 역차별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네이버의 법인세 규모는 4000억원이다. 네이버의 일본, 싱가포르 법인 매출까지 포함해 징수한 것이지만, 구글과 경쟁상대인 네이버로선 억울하게 느낄 수 있다.

물론 구글이 한국에서 법인세를 아예 안 내는 건 아니다. 구글코리아가 체결한 광고서비스 등은 법인세를 낸다. 일각에선 이를 200억원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기재부 내부에서도 200억원의 출처를 알지 못할 정도로 깜깜이다.

다른 나라의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디지털경제' 장단기 과세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했다. 단기대책은 디지털 서비스 매출액의 일정비율(3%)로 과세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세법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비차별원칙에 따라 디지털 서비스 공급에 대한 과세는 내외국 법인 모두에 적용된다"며 "이 경우 내국법인은 법인세와 중복과세가 될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날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관련 질의에 "국제 세제조약을 비롯해 세금은 복잡한 이슈로 국내 법뿐 아니라 국제조약을 준수해 세금을 납부해왔다"며 "다만 (한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