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논의 과정에서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말)의 전형을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참여의 문을 열어놓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논의 테이블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마지막 탄력근로제 개편 논의가 열리던 지난 18일에는 논의테이블에 앉는 대신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회의장에 들어와 시위했다.
민주노총은 이철수 제도개선위 위원장에게 합의반대 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이 위원장이 이를 거부해 2시간20분 가까이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회의가 끝난 뒤 이 위원장은 "서한을 덥썩 받으면, 논의에 열심히 참여해온 한국노총은 뭐가 되느냐"고 항변했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아온 민주노총이 일방적으로 내미는 의견은 거부하겠다는 뜻이었다.
민주노총은 노사합의가 이뤄진 직후에도 이를 '야합'으로 규정하며 사회적대화에 참여한 모든 주체를 비난하기 바빴다. 민주노총을 제외한 다른 주체들은 모두 민주노총을 언급하지 않거나, 민주노총의 무책임한 자세를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스스로 고립을 택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1999년 노사정위를 탈퇴하면서부터 장외에 머무르길 자처했다. 당시 노사정위 탈퇴를 주도했던 이들 중 한 명인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훗날 "탈퇴라는 선택은 쉬운 것이고, 오히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대화와 타협의 끈을 놓치지 않는 게 어려운 것"이라며 끝까지 사회적대화를 이어온 한국노총을 치켜세웠다.
한국노총은 탄력근로제 논의 과정에서도 실리를 챙기며 요구를 관철시키는 '인싸(인사이더)'의 전형을 보여줬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양보하는 대신 폭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자신들이 원하던 연속휴식시간 보장, 임금감소분 보전 조항을 죄다 합의문에 넣었다. 도입요건 완화도 최소한으로 막아냈다.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의 길이 열려있고, 참여할 수 있음에도 참여하지 않고 반대만 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며 "반대투쟁으로 법 개악을 막을 수 있다면 한국노총도 그 길을 가겠지만, 과거 역사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고 민주노총을 비판했다.
반대 투쟁하기는 쉬워도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관철시키는 것은 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경사노위에서의 아싸를 넘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진정한 아싸가 되는 게 두렵다면 이제라도 사회적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