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던 최고가격제 출구전략…국제 유가 반등에 제동 걸리나

속도 내던 최고가격제 출구전략…국제 유가 반등에 제동 걸리나

세종=강영훈 기자
2026.06.03 16:26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31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6.05.31.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31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6.05.31.

시행 3개월 차를 맞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출구전략을 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기름값이 하향 안정화되며 제도 종료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종전 협상 결렬 우려로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3일 오후 12시 기준 리터당 2010.34원, 서울은 2050.89원을 기록했다. 5월에 이어 리터당 2010원대 초반의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가격이 안정되면서 정부도 시장 연착륙을 위한 출구전략 수순을 밟아왔다. 최고가격제 해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급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먼저 민간 비축유 방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는 민간 비축 의무일수를 기존 40일에서 20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정부 비축유를 물리적으로 직접 방출하는 대신 민간의 의무를 완화해 자율적인 원유 활용폭을 넓혀주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시장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가격제 조정 주기도 기존보다 늘어난 4주로 연장하며 사실상 제도 종료를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냈다.

다만 미·이란 양국의 종전 협상 결렬 가능성이라는 막판 변수가 등장하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국제 유가는 최근 배럴당 90달러대 초반 박스권을 유지해 왔지만 유럽 현지시간 3일 오전 6시40분 기준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97.38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일 오전 0시40분 기준 배럴당 95.20달러로 올랐다.

정부는 대외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좀 더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최고가격제 종료 시점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국제유가가 안정적으로 가야 한다. 그 전제조건은 미·이란 전쟁이 정리가 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 여건들이 돼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출구전략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던 대외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도 종료를 앞두고 남은 최대 과제인 정유사 손실보전 정산 문제도 여전히 뇌관이다. 정부는 손실보전을 위해 예비비 4조2000억원을 확보해 둔 상태여서 정산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산 전인 정유사들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정유사들의 수출 기회비용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에 기준을 두고 손실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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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강영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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