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까지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전과 비교해 2도 밑으로 사수할 수 있을까. 185개국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15년 채택한 파리협정의 목표다. 이 협정을 지키려면 2050년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4%로 낮추고 자동차 10대 중 9대는 친환경차로 보급해야 한다는 방안이 정부에 제출됐다. 비현실적인 목표라는 지적과 우리 사회 지향점이란 주장이 맞부딪친다.
환경부는 5일 '2050 저탄소사회 비전 포럼'(이하 포럼)이 '2050 저탄소 발전전략(이하 발전전략)' 검토안을 보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 검토안을 토대로 올해 내 한국판 발전전략을 수립,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낼 계획이다. 앞서 파리협정은 모든 당사국에 올해까지 2050년까지의 발전전략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파리협정에서 제시한 기온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은 과제다. 기상청이 2018년 작성한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를 보면 1900년대 초부터 106년 동안 평균기온은 1.8도 올랐다. 경제발전 속도가 빨랐던 최근 30년 동안 평균기온은 1.4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여름은 19일 늘었고 겨울은 18일 줄었다.
포럼은 파리협정을 준수하기 위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5가지로 제안했다. 가장 강력한 감축 방안인 1안은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7억910만톤) 대비 75% 줄이겠다는 목표다. 포럼이 '고려 가능한 모든 옵션을 포함해 가장 도전적'이라고 표현한 안이다. 영국, 미국, 일본 등이 내놓은 감축 목표는 80%다.
구체적으로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4%까지 떨어뜨리는 대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은 60%로 늘린다는 목표다. 원전 비중은 10%, 나머지는 가스로 메운다. 현재 발전 구조를 거꾸로 뒤엎는 구상이다. 2017년 기준 발전 비중은 석탄이 43%로 가장 크고 이어 원전(27%), 가스(23%), 재생에너지(6%) 순이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이 전체의 80%를 담당한다. 태양광, 풍력을 설치 가능한 땅에 모두 세웠을 경우를 가정했다. 20%는 수소,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가 맡는다. 1안은 또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93%를 차지하는 2050년이다. 지난해 기준 친환경차 비중은 7.9%에 불과하다. 공격적인 목표수치다.
가장 약한 5안은 석탄화력발전, 재생에너지 비중을 각각 12%, 40%로 제시했다. 친환경차 비중을 75%로 제시했다. 5안은 정부가 지난해 6월 내놓은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토대로 추산했다. 이 계획은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30~35%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5안을 적용하면 파리협정의 기온 목표는 지킬 수 없다.
포럼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장밋빛 전망'이란 비판도 나온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2030년, 2040년을 목표로 제시한 수치들도 현실성 논란이 있는데 2050년까지 미래를 결정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며 "기후 변화로 얼마나 전력이 필요할지 산출하는 건 기술 발전, 전력 가격, 규제 정도 등을 감안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포럼 간사인 이상엽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에너지연구실장은 "포럼에는 1안 지지자도 있고 반대로 5안을 찬성하는 전문가도 있었는데 정부에 최대공약수로 5가지 안을 제시했다"며 "5가지 안의 강도는 현재 발전 구조, 파리협정의 기후 목표 등 기준을 어디에 두는지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