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가산점도 안 주면서 면접관은 왜 군필(병역 의무를 마침)인지 따져묻죠?"
서울 강남구 모 백화점 MD(상품기획자)로 근무하는 박모씨(28)는 "지난해 모 기업 면접에서 군필여부를 묻던데, 여성한테 임신 계획을 물어보면 차별인 것처럼 남자한테도 병역에 관해 물어보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채용 과정에서도 남성 면접자들에게 군필 여부를 묻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군필자라야 곧 '철 들고 일 잘하는 남자'라는 생각 탓이다. 여성 면접자들에게 임신이나 육아휴직 계획을 물어봐선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대남(20대 남자)들이 취업시장에서 부당하게 여기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성비 할당제 채용·가혹한 나이제한 등을 비롯한 각종 불공정한 취업경쟁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이대남들의 생각이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에선 군필자들에게 취업시장에서 어떠한 혜택을 부여할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다. 군 가산점 제도가 대표적이다.정부는 1961년부터 군 가산점 제도에 따라 공무원 시험에서 2년 이상 복무한 군필자들에게는 총점의 5%, 2년 미만 군필자들에게는 3% 가산점을 부여했다. 그러나 1999년 헌법재판소는 군 가산점 제도가 여성·장애인·군 미필자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서울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강모씨(28)는 "만일 군 가산점 제도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민간기업이 활용해야 하는데, 군 가산점 자체를 채용비리로 취급하는 분위기에서 가능이나 하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채용공고를 보면 여성은 '여성만 우대'로 종종 환영받지만 남성은 '군필만 우대'로 제한받는다"고 토로했다.
남성들이 취업시장에서 꼽는 또 다른 애로사항은 성평등 점수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가 시나리오 등 공모에 도입한 '성평등 지수'를 놓고 논란이 가열됐다. 성평등 지수는 영진위 지원사업 심사 때 여성 창작진들이 참여한 작품에 가산점을 주기 위해 도입됐다. 감독·PD·작가·주인공이 여성일 경우 최저 1점에서 최고 5점까지 부여한다.
공고문 발표 당시부터 일부 커뮤니티에선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다수 커뮤니티에선 "성평등인데, 왜 여성에게만 부여될까요?" "군 가산점 폐지하더니 성평등 지수 점수는 또 뭔가요?" 등 창작자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데 불만이 제기됐다.
또 이대남들이 취업시장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는 건 병역 때문에 여성에 비해 사회 진출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28세 이상 연령이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잡코리아가 인사채용담당자 37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신입사원 채용 시 지원자의 나이를 고려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인사담당자 71%가 '지원자의 나이를 고려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또 이들은 대졸·군필 기준 남성 취업 적정 연령이 28세라고 답했다.
4년제 대학을 나온 남성의 경우 병역을 마친 뒤 1~2년 내 취업역량을 갖춰야만 인사담당자들의 눈에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모씨(29)는 "군대 갖다오고 대학만 졸업해도 26~27살인데, 코로나19(COVID-19)로 위축된 취업준비 시장에서 1~2년만에 스펙을 쌓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서른살이 넘으면 인사팀에서 채용 자체를 꺼려하고, 취업을 하더라도 어린 나이의 선배들이 저를 불편한 대상으로 볼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