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신용정보를 토대로 한 '가구별 부채 전수 조사'를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인구·주택 등 정부 통계에 민간 신용정보를 결합해 가구별 빚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존 가계부채 통계에 임대보증금 대출 또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빠진데다 표본 대상이 2만가구에 그쳐 부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다.
15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통계청은 최근 '가구별 부채 심층분석'에 대한 연구용역 작업에 착수했다. 인구·주택소유 등 정부 통계와 신용정보회사 'NICE 평가정보'의 신용정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가구별 부채통계를 주기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가구별 부채 통계 분석은 현재 우리나라에 전체 가구별 부채 통계가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가계부채 현황을 보여주는 국내 통계로는 △한국은행의 '가계신용(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 또는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 △통계청·한은·금융감독원이 내놓는 '가계금융복지(가금복) 조사'가 있다.
그러나 가계신용의 가계부채 총액에는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은 포함되지만 전세·상가 등 임대보증금 대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 등은 빠져있다. 가령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의 사업자 대출이나 전세 등 임대보증금 대출은 A씨 가계부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가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기준 임대 보증금·개인사업자 대출 포함시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총 3170조원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지난해 3분기 가계신용 1844조8933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가금복 조사의 경우 표본 조사로 진행되는 만큼 가계부채 총액 자체를 산출하지 않고 있다. 조사 표본 대상은 2만 가구로, 2020년 11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 2093만 가구의 0.1%에 그친다. 통계당국은 신용정보와 정부 통계를 결합해 분석한다면 전체 가구 부채총액과 가구별 부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9월까지 해당 연구용역을 진행해 전체 가구별 부채 관련 분석방안을 검토하고, 유의미한 분석이 된다면 주기적으로 생산하겠다"며 "예컨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없는 정부 통계에 민간 신용정보를 어떻게 결합할지 등이 연구 쟁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대선 유력후보들이 대출규제 완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가계부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최대 90%까지 완화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청년들이 첫 주택 장만 시 LTV를 80%까지 풀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두 후보의 공약은 무주택자나 청년층의 집 살 기회를 주자는 취지이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를 더욱 자극하는 부작용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