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파는 게 이득"...비거주 1주택, 장특공제 폐지?

"빨리 파는 게 이득"...비거주 1주택, 장특공제 폐지?

세종=김온유 기자
2026.04.26 15:30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제공=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제공=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비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공제 축소·폐지를 시사하면서 실거주 중심으로 세제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단 얘기다.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는 만큼 시장 충격을 고려해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 폐지 단계를 밟아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연초부터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 손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장특공제가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장기 보유만으로 양도세를 깎아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유예기간을 둠으로써 장특공제를 점진적, 단기적으로 폐지해 빨리 파는 사람들이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매물을 유도하겠단 구체적인 계획도 언급했다. 동시에 실거주 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장특공제 개편과 관련, "시중에 다양한 국민적 의견이 있다는 걸 알고 잘 듣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떤 정책 결정도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세법상 1세대 1주택자는 양도가액 12억원 이하일 때 양도세가 비과세된다. 양도가액 12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된다. 다시 말해 장특공 논의의 실질적인 영향 대상은 12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다.

양도세 장특공제는 1주택자가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집을 매도할 경우 양도 차익을 일정 비율 공제해 주는 제도다.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1년에 4%포인트(p)씩 공제율이 가산된다. 현행 10년 이상 보유(최대 40%), 10년 이상 거주(최대 40%) 시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노태우 정부 당시 도입된 장특공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강화하면서 대폭 개정됐다. 2020년 1주택자 장특공제의 공제율을 최대 80%(10년 기준)로 유지하면서 현재 보유·거주 요건을 분리한 것이다. 실거주 1주택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서다.

장특공제는 6년 만에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율을 축소·폐지하는 방향으로 개편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 발언과 같이 주택을 단순 장기 보유한다고 해서 혜택을 제공하지 않겠단 취지다. 정부는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장특공제 조정안을 담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를 폐지하면 최대 공제율은 40%로 낮아진다. 이 대통령도 거주 기간에 대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거주 기간 공제율을 늘려 현재의 최대 공제율(80%)을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거주에 따른 혜택을 1년에 8%p씩 가산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현재는 2년의 최소 거주기간만 채우고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1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의 총 48%(보유기간 40%+거주기간 8%)가 공제된다. 하지만 보유기간 공제가 폐지되면 2년의 거주기간에 대한 공제만 적용돼 공제율이 8%로 낮아진다.

다만 일각에선 시장 혼란을 고려해 다음달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같이 보완 방안이 병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특공제는 양도소득이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는 까닭에 이 기간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차익에 과세하는 성격도 띤다. 물가 상승으로 부풀려진 명목 차익에 세금을 물리면 실질 이익보다 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장특공제로 그 간극을 메우고 있단 의미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물가상승분 등 장기간의 명목소득이 한꺼번에 실현될 때 과도한 누진세를 적용하면 안 된다는 판례가 있다"며 "각자의 사정에 의해 실거주를 못 하는 사람들에겐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1~2년의 단기가 아닌 1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단계적 폐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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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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