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후보측 'M&A 땐 공정위에 수수료 납부' 검토

세종=유선일 기자, 세종=안재용 기자
2022.02.16 12:16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서울 첫 집중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M&A(인수·합병)를 신고하는 기업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 등 일부 해외 경쟁당국은 M&A의 독과점성 등을 따지는 기업결합 심사를 '행정서비스 제공' 차원으로 보고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국내에도 이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의 공약집 초안에 공정위 기능 강화의 일환으로 'M&A 심사에 대한 수수료 제도 도입' 방안이 포함됐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M&A 당사회사 중 한쪽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이고 다른 한쪽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 기준이 이에 해당하지 않아도 거래금액이 6000억원 이상인 경우에 공정위에 의무적으로 M&A를 신고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는 기업이 공정위에 M&A를 신고할 때 별도로 내는 수수료가 없다. 그러나 이 후보의 공약이 실현될 경우 미국 등 해외 사례에 비춰볼 때 앞으로 M&A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거래금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계약금액이 클수록 많은 수수료를 부담한다는 의미다.

해외 일부 국가 경쟁당국은 이미 수수료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FTC(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DOJ)는 M&A 추진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이를 자체 예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 전체로 볼 때에는 그만큼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FTC·DOJ 입장에선 비교적 자유롭게 지출할 수 있는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등에서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것은 M&A 심사를 '행정서비스'의 일환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 공정거래법 전문가는 "신고 의무가 없는 대다수의 중·소규모 M&A와 달리 정부의 심사가 필요한 비교적 큰 규모의 M&A에는 국가의 예산이 쓰이게 된다"며 "미국에선 '우리가 특정 사례에 대해서만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니 일부 비용은 기업이 부담하라'는 차원에서 수수료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수료 제도 도입을 두고 찬반 의견이 나온다. 예산 절감을 위해 제도 도입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기업 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 공정위도 비공식적으로 재정당국과 수수료 제도 도입을 논의했지만 수입 규모를 추정하기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 때문에 불가피하게 기업이 M&A를 신고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측은 "공약집 초안에 담긴 내용은 공약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입장이나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