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된 지 3년된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국내 산업현장에서 당초 기대한 만큼 극적인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반대 평가도 없지 않다. 애초에 시도조차 할 수 없던 사업을 규제 샌드박스 덕분에 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무려 6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규제 샌드박스는 현행 규제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없을 때 규제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해 신기술 서비스의 테스트나 시장 출시를 가능하도록 해주는 제도다. 2019년 1월에 도입됐고, 첫번째 승인은 국회 수소충전소가 받았다. 그해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산업융합, 혁신금융, 규제자유특구 등 4개 분야로 도입됐다가 지금은 스마트도시, 연구개발특구 등 2개 분야가 더해져 총 6개 분야로 운영되고 있다.
20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까지 약 3년 동안 규제센드박스 승인을 받은 632건 사업이 조달한 투자금은 총 4조8837억원에 달했다. 부문별 투자유치 규모를 살펴보면 △ICT 분야 1076억원 △산업융합 2550억원 △혁신금융 2조1498억원 △규제자유특구 2조3572억원 △스마트도시 141억원 등이다.
규제 샌드박스에 참여한 기업들이 실제 사업화에 성공해 벌어들인 매출은 3년 간 약 1561억원으로 추산된다. 분야별로는 △ICT융합 688억원 △산업융합 789억원 △규제자유특구 21억원 △스마트도시 63억원 등이다.
당연히 일자리 창출 효과도 컸다. ICT융합 1549명 △산업융합 403명 △혁신금융 1786명 △규제자유특구 2409명 △스마트도시 208명 등 총 6355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규제 샌드박스의 성과 뒤엔 그림자도 없지 않다. 소관 부처가 여럿인 경우 각 부처의 규제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과 소극적인 업무 처리로 '혁신 실험'의 필요조건인 신속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가까스로 '조건부 승인'을 받더라도 여러 조건이 따라 붙어 샌드박스로서의 실효성이 퇴색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공동으로 발간한 '디지털경제와 규제혁신' 보고서에서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가 신산업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유연한 규제생태계 조성에 공헌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양적 확장에 집중해 적절한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등 실질적이고 체감 가능한 규제 불확실성 및 규제 공백 해소에 한계를 노출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