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양도소득세'에도 건보료 부과?…비공개 보고서 냈다

박미주 기자
2023.02.14 16:39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 건보료 부과 제도 개선 보고서에 '양도소득세' 부과안 담아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확대를 위해 향후 양도소득세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중심으로 개편하는 가운데 건보료 부과 주체인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연구원이 양도소득세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냈다.

일각에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원칙에 따라 준조세인 건보료도 양도소득세에 부과할 필요성에 동의한다. 하지만 일회성인 양도소득세에 건보료를 부과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어 이를 둘러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건강보험연구원은 지난해 12월21일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를 위한 제도 개선방향'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보험료 부과기준 강화안과 양도소득세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보고서 원문은 비공개 상태다. "건강보험 부과체계 1·2단계 개편 이후의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방향은 2023년부터 검토 추진 사항으로 정책 결정 이전에 관련 내용이 공개될 경우 관련 정책 추진에 혼선이 예상돼 정책 발표 전까지 비공개로 유지한다"는 게 그 이유다.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양도소득세도 건보료 부과 검토 대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복지부는 '소득이 있는 곳에 보험료를 부과한다'는 원칙 하에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0년 11월부터 연 2000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과 연 1000만원 이상의 분리과세 금융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건강보험 부과체계 소득 중심 2단계 개편을 시행해 지역가입자의 재산에 대한 보험료는 축소하고 소득 정률제를 도입했다. 소득 중심의 부과 확대 차원에서 양도소득세에도 건보료를 물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저출산, 노인 인구 증가, 일명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 확대 등으로 건강보험 지출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점도 양도소득세에 건보료 부과를 검토하는 이유가 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6년 3조1000억원, 2017년 7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문재인 케어가 본격화된 2018년 2000억원, 2019년엔 2조8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COVID-19)로 병원 이용률이 감소하며 2조8000억원 흑자였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맞아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이 구조가 지속되면 건강보험 제도가 붕괴될 우려가 크다.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이상이 제주대 의대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낮아져 재정 확충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매기듯 건보료도 일종의 조세이니 양도소득세에도 형평성에 맞게 보험료를 매기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대상인 소득의 개념이 예전는 주로 근로소득이었는데 이제는 금융소득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됐고 양도소득으로 주로 소득을 얻는 투자자에도 투자이익에 대해 보험료를 매기는 것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민 저항이 클 수 있고 양도세가 일회성의 성격을 지닌 점 등의 영향으로 실제 도입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양도세는 평상시 계속 발생하지 않는 소득인데 여기에 과도하게 보험료를 부과하면 연도별 균형이 맞지 않게 돼 개별 보험료로 산정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부동산 양도소득세의 경우에는 이미 세금을 많이 받아 복지 예산에 쓰고 있다"고 했다.

양도소득세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안과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 부과 기반을 확대하는 큰 방향은 맞다"면서도 "아직 부과하겠다는 정책방향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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