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산업정책으로 성장을 이끌겠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직후 밝힌 소감이다. 김 후보자는 미국 관세조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에너지 안보, 기후 위기 등 수많은 도전과제가 있다면서도 그 중에 무역구조 혁신과 산업정책을 우선 추진 과제로 꼽았다.
김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산업정책의 부활을 추구하는 새 정부의 기조와 맞닿아있다. 지난 수십 년간 실종됐던 산업정책을 복원해 국제 사회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199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국가 주도의 산업정책은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졌다. 신자유주의의 확산 속에 정부의 개입은 비효율로 간주됐다. 우리나라 역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산업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시장으로 넘어갔다.
시장 중심의 산업화는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글로벌 기업 성장을 이끌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산업 간 양극화와 분절이 대표적이다. 시장 자본은 돈이 되는 곳으로만 몰렸고 기초과학이나 기술분야 투자는 소홀해졌다. 산업 간 융합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현재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은 반도체,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철강 등이다.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비슷했다. 산업정책이 부재한 탓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더뎠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다시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을 앞세우기 시작했다. 세계 질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개별 기업보단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미국은 빅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반대로 틱톡을 금지하는 등 산업을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한편으론 디지털 교역 확대를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산업정책으로 세계적인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와 시장을 모두 경험한 김 후보자는 강력한 산업정책을 추진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정책통으로 불렸고 기업에서는 마케팅 담당으로서 시장과 적극 소통해왔다. 산업정책의 부활이 시급한 지금, 그가 산업부의 수장으로서 우리나라의 장기 성장을 이끌 강력한 산업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