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여성기구 지식·파트너십 센터가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롯데호텔 서울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돌봄 시스템 전환: 젠더, 디지털화,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를 위한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책결정자, 정부 관계자, 학계 전문가, 민간 부문 리더 및 시민사회 대표 등 약 50여명이 참석해 디지털 및 AI 시대의 돌봄 시스템 전환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유엔여성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약 23억명이 돌봄을 필요로 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65세 이상 인구는 2023년 4억3570만 명에서 2050년 8억956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돌봄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봄 노동에서의 성평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큰 과제로 지적된다.
여성과 여아는 남성보다 하루 평균 2.5배 이상 많은 시간을 무급 돌봄 노동에 할애하고 있으며, 이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일부 국가는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불균형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제약하고, 여아들의 학습과 역량 강화 기회를 제한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인구적 시장의 변화는 전 세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모두에서 디지털화와 AI가 일상생활과 노동의 미래를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디지털 솔루션을 돌봄 서비스에 통합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한국은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 돌봄 시스템과 스마트 돌봄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이는 역내 다른 국가들에 유망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이번 포럼에서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돌봄 부담을 완화하고, 접근성·서비스 품질·형평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동시에 디지털 격차와 기술 설계 과정에서 성평등 원칙이 배제될 경우, 기존 성별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문애리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이사장은 "기술은 성평등과 사회 정의의 원칙에 따라 모두를 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며 돌봄 기술 설계 단계에서 여성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세진 여성가족부 국장 직무대리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돌봄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젠더 고정관념 강화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정책 추진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기술 발전이 돌봄 노동자를 지원하고 격차 해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모두를 위한 돌봄 시스템 구축을 위해 디지털 및 AI 기술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과 노력을 공유했다. 또한 디지털 및 AI 기술을 활용해 돌봄 시스템의 접근성, 서비스 품질, 경제성 및 형평성을 강화하는 방안과 기존 성별 불평등 심화 위험을 최소화할 정책적 접근과 최신 실천 사례를 탐구했다.
황윤정 유엔여성기구 지식·파트너십 센터 소장도 "대한민국은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가족친화기업 인증제 등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며, 디지털 및 AI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미래지향적 정책을 마련했다"면서 "향후 센터가 다른 국가들과 우수 사례와 교훈을 나누는 역할을 수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센터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유엔여성기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돌봄투자 이니셔티브(TransformCare Investment Initiative Asia-Pacific, TCII-AP)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센터는 추후 이번 포럼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 브리프를 발간할 예정이며, 대한민국의 주요 사례와 진행 중인 노력, 주요 성과와 권고사항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후속 행동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