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25%·의약품 100% 관세…대미 수출 부진 어쩌나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10.01 15:10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경기 평택항 모습. 2025.10.01. jtk@newsis.com /사진=뉴시스

역대 최대 수출 실적에도 불구하고 대미(對美) 수출은 나홀로 역성장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감소폭은 더 크다. 자동차 관세 25%가 여전히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은 의약품에 100% 관세까지 예고했다. 대미 수출 침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102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9개 주요 수출지역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지난해 9월은 추석 연휴가 겹쳐 올해 같은 달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4일 늘었음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감소폭은 더 큰 셈이다.

대미 수출은 올해 들어 관세 영향으로 줄곧 부진하다. 1~9월 중 전년 대비 증가한 달은 세 달에 불과하다. 지난 8월에는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5월(-29.4%)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 대미 수출은 914억7700만달러로 3.8% 줄었다.

전체 수출 실적이 견조한 것을 감안하면 대미 수출 부진은 두드러진다.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7% 증가한 659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도 5197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고율 관세 정책을 강화했다. 3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에는 관세율을 50%로 인상했다. 4월부터는 자동차에도 25% 관세가 적용됐다.

대미 수출 감소는 관세 적용 품목에서 두드러졌다. 최대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 19억1000만달러로 2.3% 줄었다. 철강 수출은 2억달러로 14.7% 감소했다.

그나마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수출이 선전한 덕분에 감소폭을 일부 만회했다. 지난달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억8000만달러,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1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0.8%, 37.8% 증가했다.

문제는 자동차 관세가 여전히 낮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7월 30일 한미 협상에서 25%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관련 이견을 좁히지 않아 최종 타결을 못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일본산 자동차 관세는 15%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는 견조한 글로벌 도매 판매에도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이 부진할 전망"이라며 "올해까지 25%의 관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대미 수출을 늘리고 있는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가 예고된 것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음달 1일(10월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이달부터 관세부과를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부과 대상과 방식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올해 1~8월 의약품 수출액은 70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이 중 대미 수출액이 전년 대비 46.5% 급증한 15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 의약품 수출 급증은 물량을 미리 확보한 영향이 커서 고율의 관세 부과가 잠재 리스크로 남아있다"며 "하지만 반도체와 의약품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이 필요하고 미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강경하게 관세를 활용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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