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부동산대책도 세제 빠졌다…文정부 집값 트라우마 여전

세종=최민경 기자
2025.10.15 12:49

[10·15 부동산 대책]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광현 국세청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구 부총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2025.10.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이재명정부 세 번째 부동산대책에서도 세제 대책은 빠졌다. 보유세·거래세 조정 등을 포함한 종합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성만 제시했다. 세제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문재인정부 부동산 세제정책의 실패경험이 남긴 트라우마로 세제카드를 적극적으로 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정부가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은 △규제지역·허가구역 확대 △대출총량·한도·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공급 이행점검 등이 골자다.

세제와 관련해선 보유세·거래세 조정과 특정 지역으로의 수요 쏠림 완화 방안을 포함한 종합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나 순서는 시장 영향과 과세 형평성을 감안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세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다"고 밝힌 만큼 단기간 내 세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한국은행은 6·27, 9·7 부동산 대책 발표 후에도 서울 주택 매수 심리가 100을 상회하는 등 여전히 집값 상승 기대 심리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전반의 집값 상승률은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 금융 규제와 공급 확대를 이미 발표한 상황에서 앞으로 쓸 수 있는 카드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수요를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세제다.

그러나 정부 내부에선 정치적 부담과 정책 리스크 때문에 세제 강화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기재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즉시 동원할 수 있는 실질적 정책수단은 △보유세 강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양도세·취득세 조정 등 대부분 '세제'에 집중돼 있지만 활용하지 못하는 역설에 갇힌 셈이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조세저항과 거래절벽 우려가 재연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세금과 금융 규제로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2018년 이후 종합부동산세를 최고 6%까지 올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높이는 등 세금으로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강경책을 펼쳤다. 양도세와 취득세도 중과세가 도입됐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17년 6억원에서 2022년 12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고,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 고령층까지 세부담이 급증하며 '세금 폭탄' 논란이 터졌다. 거래절벽이 고착화되며 매물은 잠기고 시장은 불신에 빠졌다.

여기에 임대차 3법의 부작용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가 겹치면서 정부의 정책 신뢰도는 급락했다. 결국 문재인정부는 2021년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를 높이는 등 세제 완화에 나섰다.

정부가 세제를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다는 이유다. 그러나 금융·규제 조합만으로는 수급 조절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공급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긴 만큼 일부 전문가들은 보유세·양도세 조정을 통해 매물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세제를 제외하고 정부가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핀셋형 금융 규제 △규제지역 추가 지정 △공급사업 인허가 속도 조정 △불법거래 단속 강화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이들 조치 역시 이미 시행 중이거나 단기 효과가 제한적이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세제 개편과 장기 공급 로드맵 제시다. 정부가 '세제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원칙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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