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달러 대미 투자수익 5대5 배분…이자 일본보다 0.3%p 높여

세종=김사무엘 기자, 조규희 기자
2025.11.14 16:31
자료제공=산업통상부

한미 관세협상 결과로 대미 투자펀드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는 현금, 1500억달러는 한미 조선업 협력을 위한 사업에 투자된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해 현금 투자는 연 200억달러로 제한한다.

투자 수익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양국이 5대5로 배분하고 상환 이후에는 미국이 90%를 가져간다. 이자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것보다 0.3%포인트(p) 높였다. 개별 프로젝트의 투자손실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투자 특수목적법인(SPV)를 설립해 각 프로젝트 수입을 공유하고 수익을 배분한다.

산업통상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타결한 한미 관세협상에서 대미 투자부문의 세부 내용을 확정한 것이다.

현금투자 총 2000억달러…연간 납입금 200억달러로 제한

우선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Strategic Investment)는 총 2000억달러의 투자와 1500억불의 조선협력투자로 구성된다. 조선협력투자는 우리 기업의 직접투자(FDI),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다.

2000억달러 투자사업은 미국 대통령이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다. 투자위원회는 사전에 한국의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란 투자위원회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판단했을 때, 충분한 투자금 회수가 보장되는 투자를 의미한다. 협의위원회는 양국의 국내법과 상충돼서는 안 된다는 MOU 제26항에 따라 투자위원회에 법적 고려사항을 제시할 예정이다.

투자분야는 양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인공지능·양자컴퓨팅 등이다.

사업선정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완료한다. 사업추진에 필요한 자금은 미국의 투자처 선정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최소 45영업일이 경과한 날 납입한다. 한국이 미국의 투자금 납입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관세가 인상될 수도 있다.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금 투자는 연 200억달러로 제한한다. 사업 진척정도에 따라 자금요청(캐피탈콜) 방식으로 지출한다. 외환시장 불안 등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시기나 규모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손실 방어 장치 마련…이자는 일본보다 0.3%p 높게

손실 방어 장치도 마련했다. 미국은 전체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투자 특수목적회사(SPV)를 설립하고 개별 프로젝트 별로도 SPV가 만들어진다. 투자 SPV는 다수의 개별 프로젝트 SPV를 관리하는 엄프렐러(우산) 구조로 모든 프로젝트 SPV의 수익을 모아 한국이 투자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게 된다.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수익이 발생한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 보전이 가능한 셈이다.

투자 수익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에 각각 5대 5의 비율로 배분된다. 한국이 원리금을 모두 회수한 이후에는 수익금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 다만 일정기간(20년) 내에 전체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수익 배분비율 조정도 가능하다.

상환 이자율은 기준금리(미국 국채 20년물 고정 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한다. 가산금리는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가산금리보다 30bp(0.3%p) 높게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은 프로젝트에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벤더와 공급업체 선정시 한국 업체를 우선해야 한다. 개별 프로젝트별로 가능한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프로젝트 매니저를 선정해야 한다.

조선협력투자 1500억달러는 2000억달러 투자와는 달리 발생하는 모든 수익이 국내 기업에 귀속된다. 조선협력투자에 대해서도 미국은 연방토지 임대, 용수·전력 공급, 구매계약 주선 및 규제절차 가속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외화자산 운용수익으로 투자…환율 불안 최소화

정부는 특별법을 마련해 대미 투자를 전담하는 특별기금을 설립할 계획이다. 투자를 위해 기금이 직접 외화를 조달한다. 외환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직접 매입하는 방식보다는 외화자산 운용수익이나 외화채권 발행 등으로 외화를 조달할 예정이다.

전략적 투자 합의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품목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된다. 목재 관세도 15%로 내려간다. 상호관세는 이미 지난 8월7일부터 15%로 인하해 적용 중이다. 최혜국대우(MFN) 관세가 15%를 초과하는 품목에 대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충족하는 경우 15%의 관세만 부과됨을 명확히 했다.

향후 부과가 예고된 의약품 232조 관세는 최대 15%가 적용된다.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는 미국이 우리 주요 경쟁 대상(대만)과 추후 타결할 합의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기로 했다.

특정 항공기·부품에 대해서는 상호관세와 철강·알루미늄·구리 232조 관세를 면제를 면제하기로 했다. 복제의약품(제네릭), 일부 천연자원 등 전략품목에 대해서도 상호관세가 면제된다.

관세인하 발효시점은 자동차·부품의 경우 전략적 투자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자로 소급적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관세 면제는 전략적 투자 MOU 서명일부터 발효된다. 미국은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의 관세인하 상세 내용을 연방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다.

정부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 기회"

정부는 이번 전락적 투자 합의로 대미 수출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외환시장 부담을 덜었다고 강조했다. 상업적 합리성을 고려하여 원금 회수 장치를 마련하고 수익 배분비율을 높여 상환 가능성을 높였다.

현금 투자는 미국이 초기에 요구했던 350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로 43% 줄었다. 2029년1월까지 투자하겠다는 약정만 하고 실제 자금납입과는 다르다. 금리와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면 장기 분할투자로 인한 실제 투자금 부담 완화 효과도 나타난다.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도 확대될 예정이다. 연방토지 임대, 용수·전력 공급, 구매계약 주선 등 미국측의 지원도 확보했다. 한미 조선협력도 국내 기업 주도로 추진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3개월 반 동안 관세협상을 지켜보면서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3500억달러가 국익에 부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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