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장관 "대미 투자 불이행시 관세 인상…리스크 관리 중요"

세종=김사무엘 기자, 조규희 기자
2025.11.14 18:0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대해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산업통상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우리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도록 돼 있다"며 "이 같은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14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한미 전략적 투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투자 프로젝트가 최대한 우리 기업이나 국익에 맞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날 관세 협상에 관한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를 공개하고 협상의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를 완료했다. 합의에 따라 한국산 제품과 자동차 등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되고 한국은 3500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미국에 투자한다.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는 총 2000억달러의 투자와 1500억달러의 조선협력투자로 구성된다. 조선협력투자는 우리 기업의 직접투자(FDI),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다.

2000억달러 투자사업은 미국 대통령이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다. 투자위원회는 사전에 한국의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란 투자위원회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판단했을 때 충분한 투자금 회수가 보장되는 투자를 의미한다.

상업적 합리적을 바탕으로 프로젝트가 선정된 이후에는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게 된다. 하지만 중간에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 한국이 투자를 거부하게 되면 미국은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

김 장관 역시 추후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관세가 인상될 경우)관세 인하 전으로 돌아갈지, 어느 나라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며 "투자 프로젝트가 우리 기업에도 충분히 도움이 되고 관세 인사도 지속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상이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 내용 중에 공정한 내용이 어디 있느냐"며 "(관세협상 자체가)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한게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정부는 외환시장 변동성을 방지하고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외화의 대규모 유출을 막기 위해 연간 투자한도는 200억달러로 제한했다. 외환시장 불안 등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시기나 규모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손실 방어 장치도 마련했다. 미국은 전체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투자 특수목적법인(SSPV)을 설립하고 개별 프로젝트 별로도 특수목적회사(SPV)가 만들어진다. 투자 SPV는 다수의 개별 프로젝트 SPV를 관리하는 엄프렐러(우산) 구조로 모든 프로젝트 SPV의 수익을 모아 한국이 투자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게 된다.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수익이 발생한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 보전이 가능한 셈이다.

투자 수익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에 각각 5대 5의 비율로 배분된다. 한국이 원리금을 모두 회수한 이후에는 수익금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 다만 일정기간(20년) 내에 전체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수익 배분비율 조정도 가능하다.

이자 수익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조정했다. 김 장관은 "상환 이자율의 경우 일본은 단기금리+가산금리인데 우리나라는 미국채 20년물+일본 가산금리+30bp(0.3%포인트)로 했다"며 "수익률 측면에서 우리가 일본보다 100bp 이상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중에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도 검토될 수 있다. 김 장관은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기준하에서 지금 알래스카의 프로젝트의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관세가 15%로 결정되면서 결과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무용지물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장관은 "일본의 경우 기존 관세가 15%보다 높은 품목에는 높은 관세로 적용되는데 우리나라는 15% 적용된다는 점이 다르다"며 "이는 한미 FTA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50% 관세가 적용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앞으로도 협상이 있을텐데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축산물과 디지털 등 비관세 분야에 대해서는 "우리가 최대한 방어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상황에 맞춰서 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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